지난달 8,9일 이틀간 발표된 ‘2016 중앙일보(학과평가)’ 결과로 학교가 들썩였습니다. 학과평가에서 중앙대가 인문계열 평가대상 7개학과 중 5개 학과가 최상 등급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중앙일보까지 나서 중앙대의 선전을 조명했죠. 특정 전공에서는 교내에 이를 자축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뭄에 내린 단비와 같은 인문·사회계열의 희소식이 무색하게 인문계열(인문학분야 전공)엔 꽤 오랫동안 ‘위기’라는 주홍글씨가 붙어있습니다. 인문계열 졸업생 90%가 논다는 뜻의 ‘인구론’, 문과라서 죄송하다는 뜻의 ‘문송합니다’ 등 자조적이고 가슴 아픈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인문계열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는 이유는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낮은 취업률 때문입니다. 역대 유례없이 낮은 청년실업률이 언론사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문계열 취업률은 다른 학문단위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죠. 올해 정부와 학계가 발표한 인문계열 전공자의 취업률(2014년 통계데이터베이스 기준)은 평균(약 67.0%)을 훨씬 밑도는 약 57.3%에 그치며 전체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등학교에서조차 이과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문계열의 위기가 교육현장 밑바닥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죠. 이에 입시철이 되면 교차지원을 할 수 있는 모집단위의 경우 입시 경쟁률이 치솟는 경우가 흔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가슴 아픈 점은 인문대생을 향해 던져지는 걱정을 가장한 차가운 시선입니다. 이번 보도기획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인문계열 학생 응답자 중 약 68.8%가 ‘실제로 인문계열 전공을 무시하는 시선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인문계열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가’에 대한 질문엔 ‘취업에 불리한 학과’, ‘필요하지만 실용성 없는 계륵과 같은 존재’,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 등으로 답한 이가 대부분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문대생의 움직임도 있습니다. 다른 단대로의 이탈 현상이 대표적이죠. 인문계열 학생들은 다른 계열로 전과를 하거나 복수전공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호 보도기획에 따르면 인문대 학생이 다른 단대로 전과하는 비율에 비해 다른 단대 학생이 인문대로 전과하는 비율은 훨씬 낮았습니다. 한편 융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었는데요. 한 융합전공 수강생은 수업 간 강의 내용이 중복되고 학사 과정이 정돈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올해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한 독자의 질문에 그는 “인문학은 별로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되는 학문이지만 직접적인 도움이 안 되는 학문은 세상에 꽤나 중요하다”고 말했죠. 그는 인문학이 화려한 결과는 내지 않지만 느리면서도 견실하게 사회를 지탱해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를 한 해외 작가의 말로 치부하며 흘려듣기엔 오늘날 인문학의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이번 중대신문 보도기획에서는 인문대생이 겪는 시선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들, 그리고 다른 네 국가의 인문학에 대한 시선을 알아봤습니다. 관련기사는 4-5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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