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꿀단지
 
  감춰진 감성에 젖는 시간

  문화 탐구생활에서 다양성 영화와 그 매력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한번 보고 싶어지지는 않으셨나요? 문화 꿀단지에서는 그런 여러분을 위해 중앙대 영화동아리 ‘반영’ 학생들이 추천한 다양성 영화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들이 추천하는 로맨스, 다큐멘터리, 드라마 장르의 영화 네 편을 함께 보실까요? 

                                         
 
  <Her>
  첫 번째로 추천할 영화는 운영체제를 사랑하는 한 남자 이야기를 담은 <Her>입니다. 정해상 학생(경제학부 3)은 <Her>을 통해 사랑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추천했습니다. “많은 영화에서 완전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애초에 완전한 사랑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인상 깊었어요.” 영화의 주인공인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입니다. 테오도르는 아내와 별거한 뒤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를 만나게 되죠. 비록 형체가 없는 그녀지만 그를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운영체제와 인간의 사랑.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소꿉놀이>
  두 번째로 소개할 영화는 지난 2월에 개봉한 <소꿉놀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문해진 학생(문헌정보학과 4)은 이 영화를 통해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고 해요. “한 여성이 엄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블랙코미디 영화에요. 평소 다큐멘터리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분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어요. 에너지가 넘치는 영화거든요.” 영화감독이자 주인공인 수빈은 23살의 평범한 여대생에서 갑작스럽게 아내, 며느리 그리고 엄마가 됐죠. 임신 테스트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던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객관화하기 위해 촬영을 시작하는데요. 영화에선 보통 가정처럼 남편과 아내가 사소한 다툼과 갈등을 겪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과연 수빈은 뒤바뀐 인생에 닥치는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희미해진 존재에 대한 되새김
 
                                               
 
  <스틸 라이프>
  세 번째로 추천할 영화 <스틸 라이프>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런던의 22년 차 공무원인 주인공 메이(에디 마산)는 집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장례를 홀로 치러주는 일을 하죠. 어느 날 메이는 상사와의 갈등으로 해고를 당하고 마지막으로 의뢰받은 ‘빌리’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나 빌리의 장례식 하루 전 그는 사고를 당하고 마는데요. 타인의 죽음 앞에 정성을 다하지만 정작 자신은 고독하게 떠나는 모습은 슬픔의 여운을 남깁니다. 정해상 학생은 이 영화를 통해 죽음의 철학적 의미를 고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죽음 앞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이지만 주인공을 포함한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해요. 마지막 장면에서 사후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인간의 삶이 가치가 없는 것인지 묻죠. 그 장면을 보고 죽을 운명을 지닌 한 사람으로서 위로 받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마지막으로 추천할 영화는 가족영화를 주로 제작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작품입니다. 황다빈 학생(도시계획·부동산학과 2)은 이 영화를 통해 가족이란 존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고 해요. “가족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세대를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요. 영화를 보고 나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될 거에요.” 케이타(니노미야 케이타)의 아빠인 주인공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가족과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죠. 그런데 어느 날 케이타가 자신의 친아들과 바뀐 아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료타는 자신의 친아들을 키우고 있는 유다이(릴리 프랭키)를 만나 친아들을 데려오려고 하는데요. 그러나 두 아빠는 아이를 키워온 방식이 달라 선뜻 아들을 바꾸지 못하죠. 료타는 아이가 독립적으로 자랄 수 있게 하고 유다이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렇게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단지 ‘피’가 통한다는 이유로 친아빠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기자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 <Her>을 봤는데요. 직접 다양성 영화를 감상하는 도중 숨겨진 나의 감정을 찾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 밤 다양성 영화 한 편 감상하는 건 어떨까요? ‘스누피 커피우유’의 카페인 보다 여러분의 뇌를 각성시켜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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