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학기 ‘중대신문을 읽고’ 기고를 맡은 후 중대신문을 전보다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평소 중대신문에 대한 인상이 깨지는 순간을 자주 경험했다. 각 사안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직접 분석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학생 관점에서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시각들이 읽혔다.

  중대신문 제1870호 4~5면을 펼치는 순간도 그랬다. ‘학생 자치와 여성들’ 보도기획이 두 면을 네 꼭지로 가득 채우며 실려 있었다. ‘총여학생회(총여)’나 ‘학생자치와 여성’은 지금까지 중대신문에서 보기 쉽지 않은 주제였다. 기사를 읽기 전 먼저 제목부터 훑었다. 총여 존폐의 역사, 타대 총여 분석, 학생자치 여성 참여 현황, 총여의 시대별 공약 변화상. 당장 그 주제를 생각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내용은 모두 실은 것 같아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다.

  모두 읽고 난 후 아쉽게도 개운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 개운찮음은 그간 ‘중대신문을 읽고’에서 많은 이들이 지적했던 부분과 비슷한 곳에서 나온다. 많은 지면을 할애해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게 왜 전달되어야 하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기사는 서울캠을 비롯해 많은 대학에서 총여가 사라진 이유를 다루지 않는다. 폐지 논란이 오갈 당시 제기된 이유만을 그대로 전달할 뿐이다. 총여가 복지사업에만 집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왜 총여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총여와 관련해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의제를 선점하려는 시도는 신선하다. 하지만 그 시도의 밑바탕에 분명 있었을 고민과 문제의식은 드러나지 않았다. 제1870호 사설 제목은 ‘총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였다. 중대신문이 가진 고민과 문제의식을 더 드러낸다면 ‘총여의 빈자리’가 조금은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지산하 학생
중앙문화 편집장
(신문방송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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