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의 관심을 끈 두 가지 큰 사건이 있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보여 준 사물인터넷의 빠른 도입 그리고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에서 보여 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의 힘이었다. 사물인터넷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제가 만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빅 데이터, 인공지능 등 관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앞으로도 많은 경제·사회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도모하는 디지털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물인터넷은 ‘사람, 사물, 장소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것들이 서로 연결돼 사람들의 생활이나 업무방식을 편리하게 해주는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설명된다. 그렇다면 IoT 시대에는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IoT 시대에는 많은 일을 통신 기기들이 알아서 수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더해지면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가능해지며 이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서비스 혁신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모든 산업이 새로운 형태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듯 사물인터넷의 도입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을 주는 것은 아니며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 관련 보안 이슈는 사물인터넷 도입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방화벽 안쪽에서의 단편화된 기술적 보안만 책임지던 전통적인 정보보안 정책들과 해결책으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보안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관리 대상의 규모는 기존의 인터넷 기반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며 각각이 만들어내는 데이터 또한 엄청나다. 이러한 대규모의 관리대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할 수 있는 보안 서비스 아키텍처와 대책은 무엇인가? 또한 인간이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사물 스스로 알아서 관리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서비스 개발 방안이 있는가? 
 
 사물인터넷은 분명 인간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하며 기업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줄 것이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없다면 적지 않은 마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요즘 인기도서인 『사피엔스』에서도 지적했듯이 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편리함에 길든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다음에는 의존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아무도 예상하거나 희망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지능화된 사물인터넷을 우리 인류는 길들일 수 있는가 아니면 길들여질 것인가? 이것은 나를 요즘 새벽에 벌떡 일어나게 하는 화두가 됐다.
김정덕 교수
산업보안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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