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대학본부의 소통 노력 부족하다"
대학본부 "PRIME 사업 중앙대에 꼭 필요하다"
 

PRIME 사업 학생 설명회

 
  기시감은 처음 마주하는 장소, 사람인데도 어디선가 이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쓰는 말입니다. 세상을 살며 수많은 사회 이슈들을 접하다 보면 기시감에 사로잡히는 일은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닌데요.
 
  이는 대학 안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의 추진 과정을 보고 있으면 지난해 발생했던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에 관한 논란을 보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두 정책은 사업의 취지, 진행 과정 등에서 유사한 양상을 띱니다. 지난해 대학본부는 중앙대의 학문구조를 사회적 수요에 맞춘다는 명분으로 기존의 학과 모집단위를 단대로 광역화 모집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대학본부는 광역화 모집을 기반으로 한 학부 학사구조개편으로 중앙대의 경쟁력이 상승하고 학문간 융·복합으로 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요. 대학본부는 인력의 수급 불균형 현상을 해소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PRIME 사업의 추진 취지라고 밝히며 학문단위의 개편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공대와 창의ICT공대는 ‘창의공과대학’으로 통합되고 신설 단대로 ‘휴먼문화기술대학’, ‘바이오식품공학대학’이 설립되죠. 창의공대 내엔 로봇공학, 데이터공학과 등 신설 학과가 생깁니다. 휴먼문화기술대의 세부 전공엔 ▲예술공학 ▲미디어공학 ▲스마트IoT가 있고 바이오식품공대 내엔 ▲식품생명공학 ▲식품안전시스템 ▲식문화융합공학 등의 세부 전공이 개설될 예정입니다.
 
  사회적 수요, 대학의 경쟁력 강화, 학문간 융·복합 이 3가지 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시 되풀이되고 있죠. 기시감이 드는 것은 억지가 아닌 듯합니다.
 
  정책의 추진 과정을 보면 기시감은 더 뚜렷해집니다. 지난해 학부 학사구조개편과 관련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대학본부는 계획안의 철회는 없다는 전제 아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당시 이용구 전 총장은 학생 전체 투표로 계획안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와도 ‘계획안의 큰 틀은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죠. 결국 이런 대학본부의 태도는 많은 학생과 교수의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PRIME 사업 계획안의 제출 시한은 오는 30일입니다. 그러나 전임 교원을 대상으로 한 프라임 설명회는 지난 15일 열렸고 학생을 위한 설명회는 17,18일에 진행됐죠. 이 때문인지 18일 진행된 서울캠 학생 설명회에서 한 학생은 ‘곧 PRIME 사업의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설명회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발언을 했습니다. 또한 인문대 학생회가 인문대 학생 약 5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약 67%는 ‘대학본부가 구성원과 충분히 소통 후 PRIME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답했죠.
 
  지난해 계획안은 결국 원안대로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했죠. 그렇다면 이번엔 어떨까요.
 
  PRIME 사업을 추진하는데 학내 구성원의 합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PRIME 사업의 선정 요건에 ‘학내 구성원의 합의 여부’가 포함돼 있을 정도죠. 대학본부가 PRIME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 것도 그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오는 30일까지 이제 9일 남았습니다. 합의는 과연 잘 이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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