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대신문(1866호)에서는 입학금에 관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중앙대 학생이라면 입학할 때 등록금과 함께 98만원이라는 입학금을 내게 돼 있죠. 여기 입학과 동시에 내는 또 다른 돈이 있습니다. 바로 ‘전공단위별 학생회비(학생회비)’입니다.

  학생회비는 학생회 재정의 근간이 됩니다. 학과(부) 행사의 운영 전반에 학생회비가 쓰이는 것이죠. 학생회비 덕분에 학생회 활동은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힘을 가집니다. 재정적으로 독립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흔히들 학생회비를 학생자치의 밑거름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학생회비는 징수부터 운영, 사용내역 관리까지 모든 절차에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하지만 매년 학기 초만 되면 학생회비와 관련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 공예전공의 학생회비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올해 역시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생회비와 관련된 불만들이 제기됐습니다. 문예창작전공 학생회비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 생공대 학생회비 운영과 관련된 논란 등이죠.
 
  이에 중대신문에서는 중앙대 내 62개 전공(미응답, 학생회비 미징수 전공 제외)을 대상으로 학생회비를 얼마씩 걷고 있는지 조사해봤습니다. 취재결과 다른 단대에 비해 예술대 내의 학생회비 금액이 최대 45만원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가장 낮은 학생회비를 기록한 전공은 ▲영어영문학과 ▲약학부 ▲간호학과로 4년 치 기준 10만원을 기록하고 있었죠.
 
  전공마다 학생회비를 납부·관리하는 법도 제각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전공에서는 4년치 학생회비를 한 번에 걷고 있었지만 의학부와 스포츠과학부는 각각 학기당 2만원, 매년 5만원의 금액을 징수하고 있었는데요. 생공대, 스포츠과학부는 전공별로 학생회비가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단대, 학부에서 관리하기도 합니다.
 
  차이가 발생한다고 학생회비가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각 전공 학생회들은 투명한 회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요. 취재를 진행한 모든 전공에서는 학생회비 사용내역과 영수증을 정기 혹은 수시로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었습니다. 일부 전공에서는 1년간의 예산 계획과 학생회비 납부를 부탁하는 공문을 배부하거나 징수, 사용에 앞서 교수에게 확인을 받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중국어문학전공의 경우는 회계의 투명성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외부감사를 진행하고 있었죠.
 
  그렇다면 학생회비는 어떻게 산정될까요? 대부분의 전공에서는 최근 1·2년간 학생회비 사용내역을 토대로 예산안을 작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금액을 산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학과, 조소 전공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공에서는 이와 같은 산정 기준을 ‘학생회 회칙’에 명시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물론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학생회비를 측정하고 한해 예산안을 미리 학생들에게 공개한다면 학생회비 산정과정에 큰 문제는 없겠죠. 하지만 회칙에 산정기준이 명시되지 않은 이상 학생회비는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학생자치활동의 출발은 그 근간이 되는 학생회비의 올바른 운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라나듯 학생회비에 대한 체계가 잘 확립돼야 학생자치 역시 빛을 발할 수 있죠. 투명한 학생회비 운영에도 학생회비가 매년 문제시되는 것은 과도한 금액과 학생회비의 산정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일 텐데요. 이제는 학생회비 산정과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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