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는 QS 세계대학평가를 잣대 삼아 이공계 중심의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의 진입이라는 목표를 새로이 내놓았다. 이를 뒷받침할 교원 충원과 재정 확보에 대한 구상까지 꽤 구체적이다. 하지만 어떠한 인재를 배출해낼지에 대한 교육 철학이 부재한 상황에서 학문단위 포트폴리오의 재구성 계획은 구성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각종 대학평가에 대해 말들이 많다. ‘평가기관에서 측정하고 있는 기준의 가중치들이 주관적이다’, ‘평가기관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갇혀 평가기준 맞춤형 대학으로 변모해 대학별 특색이 사라질 수 있다’는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대학평가에서 제시하는 계량화된 수치는 대학의 경쟁력을 나타내는데 어느 정도 공신력이 있다. 마냥 대학평가에 초연할 수 없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대학평가에 접근하는 태도다. 서열화를 통해 경쟁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만의 색깔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명문대학의 자부심은 학교가 가진 전통과 역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전통과 역사가 만든 학풍과 문화의 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 때 자부심도 가질 수 있다.

 모교가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일방적인 희생을 감내할 사람도 없다. 요는 교육 철학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다. 갈등과 분열 없이 New Vision을 실현하려면 어떤 인재를 양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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