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살롱은 쿠키(Cookie)와 살롱(Salon)의 합성어로 쿠키를 먹으면서 학생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도 해보고 친구도 사귀어보자는 의도로 기획됐습니다. 이번 주 주제는 ‘학벌 사회에서 중앙대생으로 살아남기, 당신의 생존전략은?’으로 정했습니다. 흔히 ‘SKY’로 대표되는 학벌 사회에서 중앙대 내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느끼는 중앙대의 위치에 대해 들어보고 각자의 생존전략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았습니다.
 
 
 
중앙대를 넘어
나만의 것 찾기
 
 
 
노채은: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번에도 뵀던 중대신문 시사기획부 차장 노채은입니다. 정치국제학과 14학번입니다.
김태윤: 네, 저는 정치국제학과에 재학중인 14학번 김태윤이라고 합니다.
일동: 잘생겼다!
노: (으스대며)제 남자친구에요.
한대윤: 저는 한대윤이라고 하고요. 철학과 13학번이고 문학동인회하고 있습니다.
장다정: 중대신문 시사기획부 정기자 장다정이라고 합니다. 도시계획부동산학과입니다.
김태영: 문학동인회하고 있는 김태영입니다. 독일어문학전공 12학번이고요.
노: 주제는 다들 들으셨나요?
김: 네. 들었어요. 학벌 사회에서 중대생으로 살아남기.
한: (엄숙하게)살아남아라. 중대생.
김,한: 돌연사...!
일동: 하하하하하!
노: 개복치 게임인가? 약간 개복치 같은 느낌이 나는 주제구나. 제목이.
김: 그런 느낌이 좀 들었어요.
 
학벌 사회, 그 실체란 무엇인가
노: 학벌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태: 외모나 개인의 재능처럼 학벌도 하나의 스펙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인 것 같아요. 스펙사회이기도 하니까.
한: 학벌 위주로 사람을 순서 매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사람을 등수 매긴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기는 한데 예전에는 대학만 나오면 엘리트라는 평가를 받았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대학을 가는 시대니까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김문주: (흐름 끊고 문을 열며)안녕하세요. 저는 전자전기공학부 13학번 김문주입니다.
노: 반갑습니다! 문주씨는 학벌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 학벌이라는 게 고등학교 때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거잖아요. 만약에 내가 이 사람보다 학벌이 낮다면 고등학교 때 공부를 덜했다는 거죠. 사회에 나가서 그걸로 위축되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어……. 근데 사실은 그 학벌이라고 하는 것도 과연 고등학교, 중학교 때의 노력을 그대로 반영하는가의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사실은 어디에 누가 많이 지원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거든요.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겪는 입시가 운에 맡긴 결과를 얻는 측면도 있잖아요. 단지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아등바등한다는 말이죠. 이 상황에서 ‘정말로 스펙, 학벌 이런 것들이 우리의 노력과 비례하는 결과를 가져다주느냐?’, ‘스펙 사회, 학벌 사회가 정말로 정직한 사회인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 학벌 사회, 스펙 사회를 단순하게 부정하는 것보다 학벌, 스펙보다 유의미한 가치를 높이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학벌 사회, 스펙 사회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거기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는 게 모순인 것 같아요.
한: 학벌 사회에 순응해서 살아남거나 학벌 사회를 넘어서서 살아남는 다른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김: 학벌 사회라는 틀을 넘어서는 논의가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중앙대라고 다 같은 물이 아니다
노: 그러면 학벌 사회에서 중앙대생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 것 같나요?
태: 저는 고등학교 때 모범생…….
일동: 크으…….
태: (나지막이)모범생이어서 서울대 추천까지 받았지만 중앙대에 오게 됐어요. 저는 이 선택에 대해서 별로 후회하지 않는 편인데 다들 ‘정치국제학과? 중앙대도 애매한데……?’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노: 슬프다. 이번 설에 어떻게 가족들 잘 만나셨어요? 중앙대 다닌다고 하면 다들 뭐라 그러세요?
한: 두 가지 평가 정도가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 같은 경우는 좋은 학교 갔다고 하시는데 다른 사람들은 중앙대라고 하면 밋밋하게 보는 것 같고…….
일동: 어! 어서 오세요.
박기태: 안녕하세요.
한: (꿋꿋이 이어감)다른 학교 학생들 만나면 중앙대는 진짜 애매한 학교인 것 같아요. 딱히 학벌로 뒤쳐진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쟤는 뭔가 엄청나’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리고 학교도 중요하지만 학과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전 철학과 학생인데 철학과의 입지가 중앙대보다 더 낮은 것 같아요.
김: 비슷하게 제가 자주 가는 냉면집이 있어요. 단골이니까 아주머니가 얼굴을 알아보시는데 “학생은 무슨 과야?”/ “아, 예. 독일어문학과 다닙니다.”/ “독문과……. 힘들겠네. 안됐어.”/ 나는 분명히 독문과에 오고 싶어서 중앙대에 온 건데 독어독문을 전공하는게 딱한 일이 돼버렸어요.
문: 저는 어른들이 “어디 학교 다니느냐”해서 “중앙대학교 다녀요”라고 답했을 때 한 번도 섭섭한 반응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저는 중앙대에 자부심을 크게 갖고 있거든요. 또 제 과가 특성상 (조심스럽게)취업깡…패…잖아요..?
일동: (짝짝짝)전화기! 당신의 미래에 박수를…!
문: (여배우처럼 웃으며)제가 전화기 중에 전전을 다니고 있으니까. 어른들께서도 그렇게 걱정을 안 하신단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어디 가서 중앙대의 위치 때문에 설움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왜 이런 주제로 얘기를 하지?”하는 생각도 했어요.
노: 우리는 진짜 다 다른 세계에 살고 있네요. 기태씨 먹는데 죄송해요. 소개 좀 해주실래요?
박: (먹던 쿠키 내려놓으며)안녕하세요. 교육학과 박기태라고 합니다. 또 뵙는 분들이 많네요.
노: 저는 사실 가벼운 얘기들도 좀 기대하고 왔어요.
김: 이게 사실 가벼울 수가 없죠. 왜냐면 현실적인 문제들을 외면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기에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굳이 가벼운 얘기들을 하자면 “너희 이번에 구조개혁 한다면서? 취업률 올라가겠네! 좋겠다”고 말할 때 취업률이 올라간다고 말할 때의 중앙대랑 내가 다니는 중앙대는 좀 괴리가 있는 것 같아요.
노: 가볍지가 않은데요?
한: 나라의 총 GDP가 늘어나면 다 잘 되는 것 같지만 정작 제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이랑 GDP가 상승하는 것이랑은 괴리가 있는 것이거든요.
김: 대윤 학우의 비유가 적절한 것 같아요. 물가가 높아지고 소비가 많아져 사회 전체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랑 내가 소비할 수 있는 양이 늘어나는 것이랑은 다르잖아요. 물론 “학교의 성장을 못 따라가는 것은 네 잘못이지. 그럼 너 스스로 바꿔야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생존은 각자의 몫이니까. 죽을 수는 없으니까 따라는 가는데 ‘정말로 중앙대가 살아나면 나도 사는가’라는 의문이 들어요.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하는데 나라가 살 수는 있겠죠. 하지만 나라가 산다고 내가 사나?
 
살아남아라, 우리들의 가지각색 생존법
노: 학벌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중대생으로서 여러분은 ‘SKY’ 졸업생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듣고 싶어요.
한: 저는 학교 오리엔테이션 때 딱 하나 기억나는 게 있어요. ‘중앙대를 자랑스러워하는 학생이 아닌 중앙대가 자랑스러워하는 학생이 돼라’는 말이요. 중앙대가 자랑스러워하는 학생이 되라는 말은 중앙대의 탑이 되거나 그걸 뛰어넘는 사람이 되라는 거죠.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중앙대가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은 중앙대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훌륭하게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란 말이죠.
문: 제가 교내 프로그램을 통해서 라오스로 봉사활동을 다녀왔거든요. 그게 중앙대가 있었기에 중앙대가 만든 틀 안에서 중앙대가 이끌어주었기 때문에 거기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노: 랩 하시는 줄 알았어.
태: 라임, 라임.
문: 중앙대에서 학문을 배우고 있으니 어찌 됐건 나의 리더는 중앙대잖아요. 우리는 중앙대에 왔으니 중앙대를 믿고 따르는 것이 일종의 생존전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태: 되게 모범생 마인드 같아요.
김: ‘뉴스룸’이라는 드라마에서 그런 얘기가 나와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어떤 사람이 답해요. “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가 아니야. 하지만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지” 지금 저도 “중앙대는 최고의 대학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노: 열 시가 넘었네. 한 마디씩만 할까요? 학벌 사회에서 중대생으로 살아남기, 나만의 전략은? 간단하게!
박: 학교에서 제공해주지 않는 비형식학습을 스스로 파라. 형식학습은 교실에서 하는 거고. 비형식학습은 기타 다양한 외부의 활동을 말하는 건데요. 비형식학습이 사실 형식학습보다 학습효율이 높아요. 근데 사실 학교에서는 현장중심의 강의가 그리 많지 않잖아요? 그런 것들을 스스로 파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노: 태영씨!
태: 내가 살아남아도 그게 과연 중대생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게 의문입니다.
문: 4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 시간에 중앙대에 속해있는 중앙인으로서 중앙대를 믿고 따라가면서 같이 성장해 가는 게 전략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한: 저는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싶고요. 사실 굶어 죽지만 않으면 돼요. 저는 별로 삶이 평탄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정말 죽을 만큼 힘들 수도 있겠지만 그걸 못 한다면 무의미할 것 같아요. 죽는다는 게 두 가지 의미잖아요. 육체가 죽거나 정신이 죽거나.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쓰는 시나리오를 제 뜻대로 쓸 수 없으면 그건 제 작품이 아닌 거잖아요. 제 삶을 제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서 학문을 하고 거기에 필요한 일들을 배워 나가고 싶은 거죠.
태: 학벌 사회에서 중대생으로 살아남으려면 아이러니하게도 학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생존전략인 것 같아요. 학벌 사회이지만 동시에 학벌에 얽매이지 않고 “나는 중대생이니까 이 정도 기업에 쓸 수 있겠다”고 자신을 한정 짓는 게 아니고. 나만 할 수 있는 ‘One and Only’를 찾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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