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유의해야 할 질환 3가지가 있다. 열성질환, 아토피 및 피부건조, 그리고 인플루엔자(독감)이 그 대상이다. 추수기와 성묘 및 선선해진 날씨로 외출이 잦아지는 가을철에는 인적이 드문 들판이나 풀밭을 주의해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성 출혈열은 주로 쥐의 배설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와 피부, 입 등으로 침투해서 감염되는 질환이다. 급격한 고열, 발적, 일시적인 신장 및 간장의 기능장애를 동반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야생동물에 기생하는 진드기의 유충이 피부를 물어서 생기는 병이다. 감염 후 열흘 정도가 지나면 고열이 나고 임파선이 붓고 두통, 피로감, 근육통이 생기며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감염된 동물의 오줌에 오염된 풀, 흙물 등이 피부와 접촉하여 감염된다. 급성 열성질환, 폐출혈, 뇌막염, 간과 신장의 기능 장애를 경험하기 쉬운 질병이다.  
 
  이러한 열성질환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으나 심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예방을 위해 시골에서 활동을 할 때나 등산, 낚시, 캠핑 등을 할 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들판을 피해야 한다. 활동 시에는 긴 옷을 입어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고여 있는 물에 발을 담그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장갑이나 장화 등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은 유행성 출혈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으며 경기 북부나 강원 지역의 군인이나 농부는 2~3년에 1번씩 유행성 출혈열 예방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 
 
  가을이면 심해지는 피부의 적, 건조증과 아토피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가을철 심한 일교차는 피부의 피지선과 땀샘의 기능을 약화시켜 피부 탄력에 도움을 주는 지방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가려움을 동반하는 홍반(붉은 반점)이 심해지고 증상이 악화되면 물집이 잡히거나 물집이 터지면서 딱지가 앉기도 한다. 목, 얼굴, 이마, 손목, 팔다리의 바깥쪽, 엉덩이 등에 잘 생기며 치료를 해도 자주 재발하는 게 특징이다. 아토피피부염은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악화시키는 요인을 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을철 피부질환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잦은 목욕이나 때 수건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는 반드시 보습로션을 사용하고 피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모나 화학섬유 제품을 피하고 순면 제품의 옷을 입는 게 도움이 된다. 피부를 긁는 습관이 있다면 손톱을 짧게 유지하는 것도 권한다. 과로와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도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면과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년 가을, 겨울철에는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할 우려도 있다. 인플루엔자는 감기바이러스와는 다른 종류로 심한 합병증이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10월부터 11월 말까지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6개월 이상의 어린이와 노인, 의료 종사자, 당뇨병이나 협심증 등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 신장염이나 만성 신장질환자, 간경화 등 만성 간질환이나 기관지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 감기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침투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따뜻한 물과 음료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과로, 과음을 피하고 금연 및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집안의 온도는 20도 내외, 습도는 50~60%를 유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집안을 자주 환기시키고 집먼지 진드기의 주요 서식지인 가구는 가능한 천이 아닌 것으로 바꾸고 진공청소기나 물걸레로 자주 청소 해주기를 추천한다. 섬유로 된 담요나 옷은 섭씨 60도 이상의 고온에서 세탁하도록 하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어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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