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내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의 교류는 미비하다. 외국인 유학생은 늘어가지만 낯선 그들을 향한 마음은 여전히 건조하고 소통을 제공해야할 시스템은 부족하다. 하지만 사막에도 오아시스는 있었다. 몇몇 학과와 학부가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교류할 수 있는 오아시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큰 문명들의 시발점이 됐던 오아시스들처럼 중앙대 국제화의 진정한 의미를 살려줄 작은 오아시스들을 만나봤다. 
 
신문방송학부의 집행부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중 말레이시아 출신의 황채의 학생(신문방송학부 2)은 지난학기에는 집행부의 회계로, 이번학기엔 문화교류팀장으로 활동하며 외국인 유학생과 관련한 행사를 맡아 일하고 있다. 이는 부쩍 늘어난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의 교류를 위해 고민하던 신문방송학부 오준영 학생회장(4학년)의 권유로 시작된 일이다. 오준영 학생회장은 복학 후 들어간 첫 수업에서 10개도 넘게 들리는 중국 유학생의 이름을 듣고 학부 내 외국인이 늘어난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동시에 ‘유학생 집행부원’들이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 사이의 좋은 가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황채의 학생은 집행부 활동에 대해 “선후배들과 더 친해질 수 있고 우리 학교와 학부에 대해 잘 알게 돼 재밌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교류가 아닌 실제 생활 속에 녹아있는 교류인 셈이다. 
 
또한 신문방송학부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외국인 유학생의 밤’이라는 행사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과의 소통의 장도 마련한다. 한국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함께 모여 레크리에이션도 하고 한국의 전통술인 막걸리도 마시면서 친목을 다진다. 오준영 학생회장은 “유학생들이 먼저 다가오면 가장 좋겠지만 타국에서 온 유학생이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먼저 다가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사회학과도 매해 한 번씩 유학생과의 교류를 위한 ‘유학생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학과 교수, 그리고 한국 학생들이 참여하여 중국인 유학생들의 한국생활에 대해 들어보고 한국문화와 중국 문화의 차이점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박휘준 학생회장(사회학과 3)은 “유학생들이 유학중에 불편한 일들이 많을 텐데 한국 학생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서로를 알게 돼 유학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나면 한국 음식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유학생들과 함께 음식 만들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학기엔 교수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같이 김밥을 만드는 ‘김밥말기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했던 부단평 학생(사회학과 4)은 “간담회에서 한국 친구들을 처음 만났지만 어색하지 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우리를 위해서 김밥 재료도 준비하고 김밥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줘 고마웠고 감동했다”며 “교수님도 바쁘신데 참석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어문학전공은 올해 중국인유학생회와 함께 ‘新(신) 동행프로젝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교류처의 지원을 받는 이 프로젝트는 그간 친목을 목적으로 운영되던 ‘동행프로그램’의 문제점을 보완한 행사다. 이전의 동행프로그램은 MT를 비롯한 다양한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 하지만 자발적인 교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깊은 유대감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중국어문학전공은 이 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팀을 이뤄 ‘언어/문학’, ‘사회문제’, ‘경제관념’, ‘문화비교’, ‘대학생활’등 제시된 5개의 분야를 함께 연구하는 학술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한 팀이 된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은 제시된 주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다양한 가치들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게 된다. 우수 프로젝트에 한해서는 소정의 상금도 주어지기 때문에 중국인 유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더욱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다은 학생회장(중국어문학전공 2)은 “동행프로그램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이번 新(신) 동행프로젝트는 매 학기 지속되어서 학우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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