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생일을 축하해!”
이번주 신문사에선 기자 한 명이 생일을 맞았습니다. 신문사 구성원들이 오순도순 모여 몰래 준비한 케익과 함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은 극비리에(?) 진행됐음에도 생일인 기자는 그닥 놀란 기색이 없어보였습니다. 아마 생일이면 으레 겪는 일이라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고로 생일이란 놀라움과 기쁨의 연속이니까요.

오는 11일, 중앙대도 95번째 생일을 맞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학교엔 좋은 소식보단 안 좋은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부턴 일간지에 언급되는 횟수도 부쩍 늘었습니다. 장학금 미지급율 1위 대학, 교수 논문표절, 심지어 자살까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다보니 개교기념일 특집호임에도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아 아쉽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 할수록 분명 틀린 말은 아닌데, 그렇다고 진실이라 말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사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장학금 미지급액 1위의 불명예는 많은 학생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학생들에게 돌아갔어야 할 56억 원을 대학본부가 지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지난해 116억 원을 이월금으로 적립해 예산이 충분했었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던 것이죠.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56억 원 중 19억 원은 수혜 대상이었던 일부 학생들이 성적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장학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고, 나머지 20억 원은 기존 예상 금액보다 발전기금이 덜 걷혔기 때문에 미지급액이 높게 책정된 것이었습니다. 남은 17억 원은 계열 장학 기금으로 조성됐고요. 사실상 지급 가능한 적립금도 약 1억 원에 불가하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일간지에선 연이은 교수표절문제를 두고  ‘최근 중앙대가 교수평가의 양적 기준을 늘리는 가운데 드러난 문제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회복지학부 교수의 표절은 교수 업적평가 개혁이 진행되기 한참 전인 5년 전부터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해당 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희생자”라는 말도 ‘지난 5년간 표절’ 앞에서는 무색하기만 합니다.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프랑스의 대표 언론인 <르 몽드>의 신문관입니다. 사실보도는 오직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며, 진실보도는 사건의 전후 맥락을 고려해 보도하는 것이기에 구별된다는 것이지요. 주요 일간지에서 다룬 내용들은 사실여부만 두고 본다면 장학금 미지급율 1위도, 표절 교수 해임도 모두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 중앙대의 벽이 높았던 탓일까요. 진실과는 거리가 사뭇 있어 보입니다.

진실과 사실의 아슬아슬한 경계 사이에서, 다시 95주년 개교기념일을 마주합니다. 언론에서 중앙대 그 석자가 무던히도 오르내리던 지난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중대신문은 다짐합니다. 사건의 맥락에 귀기울여 ‘진실’ 앞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겠다고 말입니다. 독자여러분들과 그 길을 함께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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