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이 지령 1800호를 맞이했습니다. 1800번, 중앙대의 역사를 지면 위에 새기는 데 꼬박 66년이 걸렸습니다. 신문사 생활 2년 차인 저에겐 1800이라는 숫자도, 66년이라는 시간도 참으로 낯섭니다. 물론 ‘지령’이라는 말도 낯설긴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시간은 쉼 없이 흘러 지금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의 관심과 애정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지면을 빌려 독자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간 중앙대엔 ‘격변’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크고 작은 변화가 잇따랐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중앙대가 변하듯, 중대신문도 변화를 꾀하기 위해 꼼지락 꼼지락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1948년, 한국 언론사상 최초로 순한글판 가로쓰기 편집체제를 도입했으며 1989년엔 대학언론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2회 발행을 실시했습니다. 대학언론 최초로 인터넷 신문을 개설했으며 2003년에는 대학언론 최초의 공식방북취재를 성사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중대신문은 최초이자 최고의 신문이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습니다.


물론 칭찬만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계적 중립’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중대신문의 시각을 가져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목소리들이 중대신문에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변화하고자 했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변화했다’고 말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중대신문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 길을 비춰주는 불빛이 꺼지지 않도록 집중력을 잃지 않겠습니다.


이번 1800호에는 ‘18’을 주제로 한 기획도 포함돼 있지만 1면 하단의 ‘210명 교수의 성명서’ 기사가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주 관련기사의 취재를 맡은 기자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말입니다. 기자의 한 마디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결국엔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는 목적은 같은데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중대신문이 걸어온 1800번의 길을 되새겨 보건대 학내의 주요 갈등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학교 본부도, 교수협의회도 중앙대의 발전이라는 하나의 길을 좇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지요.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불통의 갈등은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겼지만, 소통은 화해와 상생을 남겼다는 것을요. 중대신문은 이 모든 순간을 신문에 담아내겠습니다. 판단은 독자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서 정당의 대표 간부인 오브라이언은 주인공 윈스턴에게 묻습니다. “과거가 대체 어디에 존재하느냐”고 말입니다. 윈스턴은 대답합니다. “기록 속에 존재합니다. 과거는 기록되는 겁니다.” 중대신문은 신문을 만들어내는 그 이상으로, 중앙대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그 위치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한 발 한 발 역사 속으로 내딛겠습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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