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따라
주요 대학 가계곤란장학금  늘려

연세대·경희대 등
가계곤란장학금, 성적장학금 추월

 

지난달 발표된 대학알리미 공시를 기준으로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학 중 재학생 만 명 이상인 대학13곳(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동국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을 조사했다. 그 결과 2012년에 교내장학금 중 가계곤란장학금이 성적장학금보다 많은 학교는 7곳으로 나타났다. 이중엔 2011년에도 가계곤란장학금이 성적장학금 보다 많았던 3개 대학이 포함되어 있다.

 

 
가계곤란장학금, 성적장학금보다 많아= 2012년에 가계곤란장학금이 성적장학금보다 많았던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성신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다. 특히 경희대, 연세대, 성신여대, 한양대는 2011년엔 성적장학금이 가계곤란장학금보다 많았지만 2012년에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이 성적장학금 비율을 추월했다.


이 중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이 가장 크게 상승한 성신여대의 경우 그 비율이 2011년 약 34.2%에서 2012년 약 53.8%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2011년과 2012년 사이의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의 변화 추이는 연세대가 약 32.5%에서 약 49.7%, 경희대는 약 27.1%에서 약 40.1%, 한양대는 약 24.5%에서 약 31.1%로 상승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의 경우 2011학년도에도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이 성적장학금 비율보다 높았다. 2011년 교내장학금에서 가계곤란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려대가 약 38.8%, 이화여대가 약 48.6%였다. 반면 성적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려대, 이화여대가 각각 약 36.7%, 약 43.3%였다. 가계곤란장학금의 비율이 증가한 2012년엔 그 비율이 연세대가 약 44.1%, 이화여대가 약 47.3%를 기록했다. 또한 경희대, 고려대, 성신여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은 평균 약 47.0%였다. 이는 위 5개 대학의 작년도 평균인 약 36.2%에서 약 10.8%p 상승한 수치다.


숭실대의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은 2011년 약 34.6%에서 2012년 약 29.4%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가계곤란장학금이 성적장학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화여대도 2011년 약 48.6%에서 2012년 47.3%로 소폭 감소했다.

 

성적장학금 축소 불가피해= 한편 한정된 교내장학금 예산에서 가계곤란장학금을 늘리다 보니 성적장학금의 축소는 불가피했다. 연세대의 경우 성적장학금과 가계곤란장학금의 비율은 각각 약 36.7%와 32.5%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해 가계곤란장학금을 늘리면서 성적장학금은 약 22.7%로 감소했다. 또한 2011년 성신여대의 성적장학금 비율은 약 44.0%로 교내장학금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지만 2012년에 31.1%까지 감소했다. 성신여대 장학팀의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저소득층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국가장학금과 교내 가계곤란장학금이 성적장학금보다 우선이다”며 성신여대가 생각하는 장학제도 운용 방향을 밝혔다.
여러 대학이 가계곤란장학금을 확대하는 것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장학팀의 한 관계자는 “돈이 없어서 공부를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곤란장학금 비율 낮았던 대학들도 높이려는 움직임 보여=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학 중 재학생 만 명 이상인 13개의 대학 중에서 2012년을 기준으로 가계곤란장학금보다 성적장학금이 많았던 곳은 건국대, 국민대, 동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홍익대다. 지난달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12학년도 대학정보에선 교내장학금 중 성적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점차 가계곤란장학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장학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홍익대를 제외한 이들 대학의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은 2011년에 비해 다소 증가했고 성적장학금 비율은 감소했다. 또한 가계곤란장학금의 폭을 확대해 수혜인원도 증가했다.


2011년 대비 2012년에 교내장학금 중 가계곤란장학금의 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대학은 동국대다. 동국대의 2011년도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은 약 19.4%에서 2012년도에 약 35.3%로 15.9%p 정도 상승했다. 동국대가 2012년에 확충된 장학금을 가계곤란장학금의 재원으로 활용한 것이 가계곤란장학금 지표가 크게 상승하게 된 원인이다. 동국대는 학생들의 소득분위를 파악해 8분위까지의 학생들에게 가계곤란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소득분위로 증명되지 않는 학생들의 형편을 고려해 복지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동국대의 가계곤란장학금이 확대되면서 성적장학금은 다소 감소해 가계곤란장학금과 성적장학금의 차이는 약 38.2%에서 약 13.1% 수준으로 감소했다.


성균관대는 가계곤란장학금이 성적장학금보다 적었지만 교내장학금 총액이 약 359억 원에 달했고 재학생 1인당 장학금도 280만 원이 넘어 조사 대상 대학 중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균관대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이미 총 장학금액이 많기 때문에 더 늘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익대는 다른 조사 대상 대학과는 달리 가계곤란장학금 비율이 다소 감소하고 성적장학금 비율이 증가했다. 홍익대 학생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렇게 수치가 변화된 원인은 국가장학금의 확대로 홍익대가 학생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가계곤란장학금의 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홍익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정해놓은 ‘30% 기준’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 기준에 따르면 2011년 대비 2012년에 가계곤란장학금의 절대치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에 약 140억 원이었던 저소득층 장학금은 2012년엔 215억 원이 넘는 수치로 증가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대학에 장학금과 관련된 ‘10% 기준’과 ‘30% 기준’을 지킬 것을 권장하고 있다. 10% 기준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등록금 수입의 최소 10%를 장학금으로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하며 30% 기준에 의해 책정된 장학금 중 30% 이상을 저소득층 학생에게 분배해야 한다.


더불어 각 대학들은 가계곤란장학금이 증가된 원인을 정부의 대학 장학 정책이 대학자체의 노력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장학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지급 등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경우 대학의 자체노력으로 평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