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에서 흑석동이 글로 새로이 탄생하고 있다. ‘흑석동의 모든 것’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 덕분이다. 한때 ‘흑석동의 모든 것’의 타임라인 배경에 올려진 “우리는 이 공간을 좋아합니다.”라는 문구처럼 이 페이지는 흑석동 곳곳을 재조명하며 각 공간의 특징, 우리가 그냥 지나쳤지만, 그 나름대로의 역사와 개성을 지닌 여러 공간들을 소개하고 있다. 
 
  중앙대학교가 소재한 동작구 흑석동은 주택가와 대학가가 어우러진 독특한 공간이다. 어찌 보면 주택가 가운데에 학교가 끼어든 모양새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중앙대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나 흑석동 잘 알아’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흑석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어디까지 가봤을까? 우리가 적어도 4년 이상을 머물게 될 곳, 흑석동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하고 즐거운 일일 것이다. 점심시간에 마지못해 별로 관심 없는 가게에서 또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그곳’에 가보는 흥미로운 도전을 해보는 일,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거나 사라진 가게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일, 길을 가다 거치게 되는 공간들의 역사를 무심코 속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 등 이러한 일들은 사소하지만 분명히 우리를 생기 있고 즐겁게 만들어주기에 그렇다. 우리에게 공간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끔 하고, 흑석동이라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일상적이어서 별로 매력이 없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에서도 공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더욱 북돋는 역할을 ‘흑석동의 모든 것’이라는 페이지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한 호감은 나의 다소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흑석동의 모든 것’이 나의 답답함과 지루함을 해소해준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나는 중앙대학교에 다니면서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껴왔다. 그 이유는 학교에 있으면 왠지 정체되어 있고,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흑석동을 네이버 지식 백과에 검색해보면 동·서·남쪽의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은 한강에 닿아 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 실제로도 우리는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수천 혹은 수만 채의 주택과 아파트 단지, 그리고 중앙대학교가 웅덩이에 고인 물처럼 고립되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리적 여건 속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우리에게 유익한 태도는 바로 이 한정된 공간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애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학교 측에서 주최했던 ‘달려’라는 마라톤 대회 역시도 한강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을 잘 살린 학생 참여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이런 학교 주도의 행사 외에도 학생 스스로가 학교가 소재한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성과 학교의 특성을 살린 문화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다. 우리가 지역으로부터 붕 뜬 존재가 아니라 땅에 발붙여 살아가고 있고, 그로부터 얻는 감성, 사고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로 만들어지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름을 알린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흑석동 문화 만들기 프
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앞서 말한 ‘흑석동의 모든 것’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결되어 이뤄진다고 한다. ‘흑석동 문화 만들기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에코 플리마켓’과 ‘블랙스톤 인디 음악회’를 주최하며 흑석동의 문화를 만들고자 시도해 왔다. 아직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런 시도들이 굉장히 참신하고 재기발랄한 것 같다. 학생들과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먹고 마시며 돈 쓰는 일 외에 흑석동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가는 것, 이런 일들이 흑석동을 더욱 생기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한나 학생(신문방송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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