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정윤 기자
 

12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쏟아져 나올 때, 흐뭇한 모습으로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이 있다. 매일 바뀌는 참마루, 슬기마루 식단부터 식사 후 마시는 시원한 캔음료까지 관리하는 총무팀 후생복지담당 김영준 주임이다. 우리들과 맞닿아 있지만 정작 누구인지 모르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가 관리하는 학생식당은 크게 중앙대 직영식당과 위탁식당으로 나뉜다. 중앙대 직영식당은 학생회관 1층에 있는 슬기마루, 카우버거와 지하 1층의 참마루까지 총 세 곳이다. 한편 모든 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위탁도 두고 있다. 그는 “법학관 식당, 블루미르홀 식당, 맥도날드, 뚜레쥬르 등 임대업체들이 있어 먹을 것이 다양해졌다”며 “직영식당도 이러한 시세에 발맞추기 위해 메뉴 개발과 의견 수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직영식당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많은 식당이 이윤을 얻기 위해 ‘장사’하지만 중앙대 직영식당은 학생 복지 측면에서 운영되기 때문이다. 남는 이득이 많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이익조차도 수리비, 인건비 등에 들어간다. 또한 위탁식당들 사이에 단단히 버티고 서 있어 위탁식당이 마음대로 밥값을 올리지 못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학생들을 위해 발 벗고 뛰는 그의 노력을 모두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다. 슬기마루가 그 예다. 학기 초, 중앙인에 “슬기마루는 바보야. 덮밥밖에 모르는 바보”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은 학생들의 호응을 받았고, 몇몇 학생들은 동감하는 댓글을 달았다. 논란이 되는 글은 아니었지만 그는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다. 높아진 식비에 부응하기 위해 조사를 한 끝에 결정한 메뉴였고, 이를 위해 식판과 접시를 새로 구입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식당 안에 설치된 ‘고객만족 조사기’는 학생들의 기호를 적극 반영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된다. 하지만 홍보가 많이 되지 못해 참여율이 매우 낮다. 표본이 20~30명은 되어야 의사를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데 참여하는 인원은 십여 명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만족 조사기를 사용해 달라”며 “당신의 기호가 반영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첨을 통해 제공되는 식권도 선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배식 아주머니께 음식을 더 먹고 싶으면 더 달라고, 다 못 먹겠으면 덜어달라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배고파하는 학생들을 위해 음식 양을 충분히 확보해 놓고 있지만 음식 질을 높이는 데 쓸 수 있는 돈이 잔반처리 비용으로 쓰이는 게 안타깝기 때문이다.
 

  그는 세 직영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개선돼 감사해하는 동시에 뿌듯해 한다. 이러한 인식을 굳히거나 더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길 기대하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노력만으로는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생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열고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아질수록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기꺼이 하나의 사공이 되어주길 바란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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