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중·일이 함께한
만요가쿠 상연

6일 일본 연극 전문가들의
발표 시간 가져

▲ 지난 5일 아트센터에서‘만요가쿠’의 상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인사를 하기 위해 무대에 서있다. 사진제공 일본연구소

지난 5, 6일 일본연구소와 아시아문화학부 일본어문학전공이 ‘일본 연극의 다양성과 연출방법’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같은 문화권인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열렸다. 5일엔 서울캠 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일본연구소와 극단 NPO ACT.JT가 함께 주최한 일본 악극이 상연됐다. 특히 일본 유명배우인 마쓰자카 게이코씨와 연출가이자 배우인 노무라 만조씨, 연극배우 노자와 소씨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다음날인 6일엔 일본 연극 전문가들의 초청강연이 진행됐다.


  학술대회 첫날엔 일본 악극의 종류인 산바소, 신기가쿠, 만요가쿠가 상연됐다. 평화를 기원하는 연극인 산바소 중에선 모미노 단과 스즈노 단이 상연됐다. 탈을 쓰지 않고 땅을 쾅쾅 밟는 동작이 계속되는 모미노 단은 땅을 밟음으로써 주위를 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탈을 사용해 신을 형상화한 스즈노 단은 방울을 들고 무대를 종횡하는 동작으로 이뤄졌다. 이는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어 진행된 신기가쿠는 일본 전통 가면무곡인 기가쿠를 새롭게 연출한 공연이다. 이번 신기가쿠는 고대 중국의 오나라 왕과 왕비, 왕비를 유혹하는 남자와 바라문 승려, 호위무사 등이 등장해 이들 간의 사랑과 싸움을 표현했다. 신기가쿠의 모태인 기가쿠는 8세기에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래된 가면무곡이다. 풍습과 언어가 다른 한·중·일 세 나라가 기가쿠라는 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은 대사가 없다는 것과 익살스러운 동작이 사용된다는 점 때문이다. 기가쿠는 12세기에 소멸됐지만 일본의 희극인 ‘교겐’에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로 만요가쿠는 가면무곡 기가쿠의 형식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노래집인 만요슈의 일부 내용을 차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예술이다. 일본 천황이 지나가던 중 우연히 만난 처녀에게 구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사 둘째 날인 6일엔 일본 연극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대회는 ‘가부키’, ‘사자춤’, ‘우타가키’, ‘노’라는 네 가지 전통 극을 네 대학의 교수가 발표하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일본연구소장 이재성 교수(일본어문학전공)는 인사말에서 “어제(5일)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시간이었다면 오늘은 학술적 이야기를 활발하게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학술대회의 의미를 밝혔다.


  최경국 교수(명지대)는 ‘현대에도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극’을 주제로 가부키에 대해 발표했다. 가부키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전통극이다. 가부키가 만들어진 지 11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고전 내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었기 때문이다. 최경국 교수는 “일본 국립극장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감상교실을 열거나 고전에서 현대적 의미를 찾아 가부키로 재해석하기도 했다”며 “한국의 전통을 활성화할 방안을 가부키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사자춤을 연구하고 있는 이응수 교수(세종대)는 연극 공부의 방법론을 발표했다. 그는 사자춤에 사용되는 사자탈이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자가 인도 서부에만 서식하기 때문에 사자춤을 만든 인도 동부 사람들은 실제로 사자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응수 교수는 “사자춤의 사자는 음양오행을 의미하는 오색의 털을 갖고 있다”며 “이는 한국, 중국, 일본이 고대부터 문화적 교류를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비교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비교 영향 연구가 부족해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발표 주제를 상기시켰다.


  구정호 교수(일본어문학전공)는 만요가쿠의 내용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결부시켜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풍습인 우타가키에 대해 설명했으며 유길동 교수(한양여대)는 비극적 성격의 전통극인 노의 연출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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