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대표자를 만나다 -  김상훈 서양화전공 졸업준비위원장(서양화학과 4)

  벽이 노란 예술대 건물은 밤이면 창문까지 노랗게 물든다. 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졸업 작품에 열중하는 졸업반 학생들 때문이다. 그러나 해마다 졸업 작품비는 오르고 학생들의 부담은 커져가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졸업작품 지원비 삭감 소식까지 들렸다.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작품을 만들고 있는 예비 작가들을 대신해 서양화전공 김상훈(서양화학과 4) 졸업준비위원장을 만나봤다.

 

     
 
 
-졸업 작품 지원비가 얼마나 줄었나?

“작년에는 650만원 정도였는데 올해 400만원으로 줄었다. 지난 방학에 이 소식을 전해듣고 알아보니 예대 전체가 줄었다. 그래서 예대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했는데 다행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지금은 잘 해결 된 상태다.”


-그래도 여전히 부담이 클 것 같다.
“그렇다. 비싼 등록금에 졸업 작품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담이다. 외부 전시에 드는 전시관 대여비가 가장 큰 문제다. 조소과는 교내에서 전시하기도 한다는데, 서양화학과는 외부전시가 관행화 돼있어 부담이 크다.”


-꼭 외부 전시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졸업 전시는 작가 발굴의 장이다. 그래서 작가나 평론가, 교수나 콜렉터 같은 전문가들이 올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 그러나 교내에서 하면 접근성이 떨어진다. 예비 작가들의 진로를 위해서라면, 목적에 맞게 외부에 나가서 알려야 한다. 나는 실제로 이번 졸업 전시회에서 한 콜렉터에게 연락을 받았고, 의뢰를 받아 그림을 그리게 됐다. 이런 사례가 종종 있는 탓인지 학생들의 의견도 대부분 힘들더라도 나가자는 쪽이다.”
 

-졸업 작품에는 얼마 정도 드는 건가.
“대관료만 해도 보통 일주일 대관에 900만원 정도 든다. 이번에는 다행히 선배의 도움을 받아 150만원 정도 낮추긴 했지만, 보통은 그렇게 든다. 학생들은 개인 당 70~80만원 정도 부담해야하는 추세다. 그래서 개인적인 공부와 내면적인 성숙을 위해 휴학하는 학생도 있지만, 비용 마련을 위해 휴학하는 학생들도 심심찮다.”
 

-졸업 작품비를 낮출 방안은 없나.
“이번 전시를 진행하면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선배를 통해 대관료도 깎고, 다른 지출 항목도 저렴한 쪽으로 깎아서 진행했는데 여전히 부담이 됐다. 지금으로서는 학교의 지원이 절실하다. 서양화전공은 학과 내에서 재료비에 대한 지원이 일체없다. 그렇기 때문에 학과 예산에 ‘재료 지원비’ 같은 새 지출 항목을 편성해서 학생들을 돕는 게 한 방법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등록금은 대체 어디에 사용된다는 건가.
“입학할 때는 등록금이 380~39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450~500만원 가까이 한다. 1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그러나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학생들이 낸 돈은 결국 학생에게로 돌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 등록금이 오른 만큼 학과 지원금을 늘리고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학생복지에 힘을 써줬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모여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었고 학생들도 자주 모이는 분위기였다. 이른바 ‘운동권’과 연결된 동아리도 있어서 학내 사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동아리도 사라졌고 잘 모이지도 않는다. 공동체의식이 부족해졌고, 학과 특성 상 개인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아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인지 비용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비단 졸업 작품비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닐 것 같다.
“학과 운영비가 전체적으로 모자라다.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있었던 컴퓨터실이 없어졌다. 그래픽 작업이나 작품 제작에 사용되는 프린트 등을 하는 시설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제는 고쳐지긴 했지만 2학년 실기실 누수 문제도 있었다. 예산이 모자라 고쳐지는 시간이 늦어졌다. 학생들이 작품 활동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 빨리 확보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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