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리 학생(경영학부 4)


월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 6월, 베트남의 한 마을이 정부군의 폭격으로 불바다가 된다. AP통신의 사진기자는 불타는 마을에서 울며 빠져나오는 한 나체의 소녀를 찍는다. 누구나 ‘전쟁’하면 떠올리는 바로 그 사진이다. 이 사진은 미국인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보여줬고 이후 반전운동이 시작됐다. 사진 기자는 197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이처럼 보도 사진은 열 줄의 기사보다도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도구가 된다. 르포 기사나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는 독자에게 생생하게 현장을 보여주고, 인터뷰 기사에서는 인터뷰이의 특징을 나타내며 인터뷰 주제, 인터뷰이가 하고자 하는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런 면에서 1766호 중대신문에 실린 사진은 조금 아쉽다. 전문가가 아닌 취재원으로부터 받은 사진들은 둘째 치더라도 인권 운동가 박혜민 학생이나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의 인터뷰 기사에서 특징 없이 말하는 사진이 지나치게 크게 지면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종빈 감독의 기사는 기대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었던 탓도 있을 것이다. 기사 마감과 학업을 병행하는 기자들의 시·공간적 제약은 이해하지만 사진에 대한 고민도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중대신문을 읽고’를 맡고나서 생각 외로 중대신문이 다루는 내용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가벼운 패션 정보부터 학내 소식, 그리고 5·18 민주화 운동, 금융 자본주의까지. 지나치게 가볍고 산만한 구성이 되는 것만 조심한다면 젊은 대학언론으로서 시도해볼만한 기획이라 생각한다. 학내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새로운 기획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보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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