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그룹 JYJ의 욕설과 폭행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한 멤버의 욕설과 폭행은 자신을 사랑하는 팬을 대하는 스타의 태도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 있었던 팬들은 ‘사생팬’이라고 불리는 집단이었다. 그리고 낱낱이 밝혀진 사생팬의 소행은 스타의 욕설과 폭행보다 더 놀라운 것이었다. 이들은 대개 ‘사택’(사생 택시)을 타고 다니며 스타가 사적인 시간에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 어디로 가는지 감시한다. 또한 스타의 문자와 통화내역을 모두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스타의 자동차와 접촉사고를 내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사생집단의 파렴치한 스토커 행위가 아니라 사생집단이 무슨 연유로 사생이 되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분명 사생이 되기 전까지 그들은 누군가의 딸로, 평범한 학생으로 이 사회에 존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다가 그들은 그토록 비틀린 애정과 욕망의 끝에 서게 된 것일까. 단순히 스타의 매력이 넘쳐서 그랬다고 하기엔 이미 그러한 스타들이 비일비재하고, 그들의 집요한 소유욕 역시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환상이나 허상이 아닌, 실질적으로 존재하고 서로의 외로움을 채울 수 있는 따뜻한 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진정성과 연민이 존재하는 그런 관계는 이미 우리 사회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소외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결국 사생은 바로 우리 사회의 소외와 무관심이 빚어낸, 스타의 허구적 이미지에 집착하는 집단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딸 같은 아이들이 제 삶을 포기하고 스타를 쫓아도 사택은 돈을 벌기 위해 그 잘못된 행동을 눈감고 경찰은 그저 스타를 열광적으로 사랑하는 팬이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할 뿐이다. 이들을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아가게 할 엄격한 법적 제재도, 프로그램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명백하게 말하자면 소유욕에 눈이 멀어 한 개인의 삶을 빼앗은 ‘사생’은 가해자다. 그러나 동시에 사생은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삶을 체념토록 한건, 바로 이기심에 눈이 멀어버린 사회이기에.                                           

유원정 연극학과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