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교양 교재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다. 천편일률적인 주제 선정, 이론 중심의 서술 그리고 방대한 내용을 담으려는 욕심으로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시험대비용 교재로 전락하고 있다. 만일 경쟁 시장에 나선다면 이 책이 몇 권이나 팔릴 수 있을 것인가 의심스럽다. 상업 출판시장에선 말할 것도 없고 비교대상을 대학 교양교재에 한정해도 우월한 점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본디 ‘교과서’는 보수적으로 서술될 여지가 농후하다. 독점적 지위인데다 전체 학생이 모두 사용하는 교재다보니 여러 구성원의 입맛에 맞추다보면 욕먹지 않게, 흠결없이 만드는 데 초점을 두게 된다. 배우는 학생도 가르치는 교수도 교재를 멀리하게 되고 그 사실을 별스럽지 않게 받아들이게 된다.


울며 겨자먹기로 교재를 구입하는 구태를 그대로 둘 순 없다. 학내에서 여력이 안된다면 부끄럽더라도 외부의 힘을 빌린다는 자세로 혁신을 시작해야 된다. 사실 이러한 각오라면 내부에서도 이를 해결할 역량은 충분하다. 수요자인 학생 중심으로 교재 검토 위원회를 만든다든지, 학내에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선발된 집필진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든지 실질적인 타개책은 여러가지 준비할 수 있다. 더 이상 대학본부가 선정한 집필진의 선의에 기대선 안된다.


단지 시험 대비용으로 구입하기엔 돈이 아까워 선배들에게 물려받는 책은 사라져야 한다. 중앙대 학생이라면 소장용으로 한권쯤 꼭 구매하고 싶은 교양 교재가 출간되길 기대한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뻔한 수사라면 구태는 다시 반복될 일이다.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