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 서울캠 사회대 학생회장


새내기들에게 3월은 마냥 설레기만 한 시기입니다. 동기들과 함께 듣는 수업, 선배들과 술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들, 청룡탕에 빠져 동기들과 나누는 캠퍼스의 낭만까지. 하지만 지금의 중앙대는 이 모든 것들을 맘 편하게 즐길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지난해 많은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치권도, 대학들도 대학생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대학생들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중앙대학교가 내놓은 대책은 정부권고안인 5%에도 못 미치는 2.3% 등록금 인하였습니다. 고액의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빚에 허덕이는 대학생들로서는 허탈하기 그지없는 ‘생색내기’ 등록금 인하였습니다.
고액의 등록금뿐만 아니라 강의시수 감축으로 많은 학생들이 콩나물시루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으며, 당연히 수업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측은 강의시수 감축이 ‘방만하게 운영되던 수업을 줄여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학생들은 수업의 선택 폭이 좁아지고, 좁은 강의실에서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게 되면서 교수님께 질문하거나 토론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단위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뚜렷한 대책조차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장 민주적인 공간이자, 민주적 시민을 양성하는 공간이어야 할 대학이 일방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한 학생들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미약하거나, 개인적인 불만으로만 남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과 각종 학생자치 탄압으로 인해 중앙대학교 학생사회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학생회들조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생회가 다시금 제 목소리를 내고, 학생들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대학의 기업화에 반대하고, 수업권을 보장받고,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등록금 문제를 진지하게 해결하라는 요구는 학생회를 하는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목소리를 낼 때만 학생회의 요구는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 과는 구조조정 피해 단위가 아니니까”, “놀기도 바쁜데 뭐하러 귀찮은 일에 신경을 써?” 라는 인식은 중앙대학교를 내부로부터 썩어가게 만듭니다. 학교의 주인은 바로 우리 중앙대학교 학생들이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학교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나갔으면 합니다. ‘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중앙대학교의 교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의혈’이라는 중앙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이름 역시도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역시도 더 이상 침묵이 아니라,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다시금 민주적인 대학, 학생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대학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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