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대학생활/대학문화  ②대학생의 사랑  ③대학생의 금전문제
‘지구촌 친구들의 수다’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들의 대화를 통해 각국의 문화 차이와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총 3주 동안 3개의 주제로 연재됩니다. 마지막 수다 주제는 ‘대학생의 금전문제’입니다.


SLOVAKIA
루시아(Soskova Lucia)

슬로바키아에서 온 루시아. 치앙과는 둘도 없는 단짝친구다. 독일 유학생인 그녀는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진과 음악 등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다.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폴란드 등 항상 유럽에서만 지내왔다며 유럽을 벗어나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당차게 말한다.


VIETNAM
치앙(Trang Dinh Thi Quynh)

베트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핀란드에서 공부하고 있다. 내년 6월이 졸업인데 아직 진로를 못 정했다며 걱정하는 눈빛이 한국의 대학생을 보는 듯하다. 핀란드로, 또 한국으로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탓에 가족과 멀리 떨어져 항상 외롭다는 그녀지만 한국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 다행이라고 말한다.


MEXICO
마리오(Hernandez Mario Andres)

멕시코에서 온 22살 청년 마리오.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평범한 공대생인 줄로만 알았더니 이 청년, 멕시코 물개다. 2살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해 수영선수 제의를 받았지만 공부가 하고 싶어 운동보단 대학을 선택했다. 허리에 문제가 있으면 수영을 배워보라고 권하는 마리오. 역시 멕시코 물개답다.

 

한국 대학생들의 큰 고민거리는 무엇일까. 공부, 연애, 미래 등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피부에 가장 와 닿는 문제는 역시 ‘돈’이 아닐까. 슬로바키아, 베트남, 멕시코. 국적도 다양한 이 세 나라의 학생들이 모여 대학생들의 돈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각 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은 얼마인가요?
마리오 중앙대의 한 학기 등록금이 350만원 정도인가요? 멕시코에선 거의 두 배, 700만원을 내고 다녔어요.
치앙 정말 비싸네요. 베트남 대학들의 등록금은 평균 100만원 정도에요. 저는 베트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학기까지 핀란드에서 유학을 했어요. 핀란드에선 등록금을 내지 않고 학교를 다녔죠.
루시아 슬로바키아 대학에도 등록금이 없어요. 지금은 독일 유학중이라 40만원 정도를 지불하는데 그 대신 6개월 동안 교통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등록금에 교통비가 포함된다고 보면 비싼 편은 아닌 것 같아요.


- 천차만별이네요. 그렇다면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은 없나요?
마리오 등록금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큰 부담을 느끼진 않아요. 저희 학교에는 장학금 제도가 잘 되어 있거든요. 댄스 장학금, 스포츠 장학금, 리더십 장학금, 아카데미 장학금 등 정말 많아요. 예를 들어 자신이 춤을 잘 추면 테스트를 걸쳐서 댄스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요. 이런 방법으로 80% 정도의 학생이 모두 장학금을 받아요. 그러니까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일은 없죠.
치앙 도시에서 온 학생이라면 아마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거예요. 도시에 사는 학생들은 지방에서 온 학생들에 비해 가정형편이 좋은 친구들이 많거든요. 등록금도 비싸지 않으니 부담될 일이 없죠. 문제는 지방에서 온 친구들인데, 요샌 물가상승률이 200%에 달해서 경제상황이 안 좋아요. 정부의 지원이 있긴 한데 그것도 충분하지 않고요. 그래서 성적이 돼도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루시아 일단 슬로바키아 대학은 학비가 무료니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부담이 없죠. 하지만 생활비가 없으면 조금 힘들거에요. 먼 곳에 사는 친구들은 교통비가 많이 드니까요. 그렇다고 기숙사에 살자니 기숙사비도 비싸거든요. 한국처럼 대출제도가 잘 되어 있지도 않고. 여러모로 힘들죠.


- 현재 한국에서는 반값등록금이 사회적인 이슈에요. 한국의 등록금 수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리오 완벽해요. 이렇게 저렴할 수도 없죠. 거의 반값이니까요. 멕시코에서 반값등록금이 성사되면 딱 이 정도겠네요(웃음).
치앙 전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요. 베트남에 비하면 거의 4배 수준인데 한국과 베트남 GDP를 따져봐도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루시아 제 생각도 치앙과 같아요. 등록금 수준이 많이 높아요. 슬로바키아에서는 대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아요. 더군다나 학비가 비싸다면 대학 진학률은 더 떨어지겠죠.


- 그렇군요. 그럼 보통의 학생들은 등록금을 어떤 방법으로 마련하나요? 한국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께 의존하기도 하고 대출을 받기도 해요.
치앙 한국과 비슷해요. 대출을 받진 않고 거의 부모님이 부담해 주시는 것 같아요.
마리오 멕시코 국민들은 경제적 차이가 극명해요. 중상층의 경우 부모님이 부담해 주세요. 하지만 하층의 경우 많이 힘들죠.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려면 부모님께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셔야 해요. 하층의 2% 정도만 대학에 간다고 들었어요.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없어요. 아침 7시에 등교해서 저녁 10시에 하교하거든요.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요? 불가능하죠.


- 한국이나 멕시코나 돈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은 항상 있군요. 그렇다면 용돈벌이는 어떻게 하나요?
루시아 많은 학생들이 여름에 아르바이트를 바짝 해둬요. 저도 물론 아르바이트를 했었구요. 일자리도 넉넉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쉽거든요. 주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는데 전 여름방학에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레스토랑에서 설거지를 했어요.
치앙 전 루시아랑 조금 달라요. 한번도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어요. 부모님이 학업과 일을 병행하길 원치 않으세요.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요. 아르바이트를 한 번 해보고 싶긴 해요.


- 그럼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한 달 월급은 얼마 정도 인가요? 한국의 최저임금은 한 시간에 4320원이에요.
마리오 제가 수영강사 아르바이트를 할 때 1시간에 4000원을 받고 일했어요. 서점에서 회계원으로 일했었는데 그땐 7000원 정도 받은 것 같아요. 조금 머리를 써야하는 거라 그랬나봐요(웃음).
치앙 친구들을 보면 과외를 많이 하는데 1시간에 2000원 정도 받는 것 같더라고요.
루시아 전 얼만지 잘 모르겠어요. 아르바이트를 하긴 했지만 부모님 가게에서 일한 거라 월급을 두둑히 챙겨주셨거든요(웃음).


-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학업과 병행하기 어렵다고들 하진 않나요?
치앙 어렵죠. 그래서 부모님들이 더더욱 아르바이트 하길 원치 않으시는 거구요. 하지만 과외의 경우는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많으니까 그렇게 심하게 반대하지는 않으세요.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과외가 시급도 좋아서 많이들 하더라고요.
루시아 슬로바키아 학생들은 돈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만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만약에 학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면 강의를 취소해 버려요. 몇 개의 강의는 서명만으로 취소가 가능하고 또 나중에 재수강할 수 있거든요. 정말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수업을 포기하면 돼요.


- 한 달에 쓰는 용돈은 얼마인가요?
루시아 50만원 정도 사용해요. 맛있는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거의 식비에 사용하는 것 같아요(웃음).
마리오 50만원 정도요. 저도 거의 식비에 사용해요. 부모님과 따로 살기 때문에 항상 집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든요. 자동차 유지비에도 사용하고요.
치앙 베트남에서는 가족과 함께 살기 때문에 용돈으로는 한 달에 10만원 정도 썼어요. 두 친구들보다 제가 적게 쓰네요(웃음). 베트남이 멕시코나 슬로바키아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이겠죠. 반면에 핀란드에선 집세도 내야하고 물가도 비싸다보니 대략 60만원 정도 썼어요.


- 한 달에 쓰는 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마리오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는 데 제일 많이 써요. 여자친구는 멕시코시티에 살고 저는 도시 밖의 작은 동네에 사는데 멕시코시티가 저희 동네보다 물가가 많이 비싸요. 우리 동네 클럽의 입장료가 7달러라면 멕시코시티에선 25달러에요(웃음). 그 정도로 차이가 커요. 데이트라도 하는 날엔 지갑이 많이 가벼워지죠.
치앙 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주말만 되면 주변 마을로 놀러 다녔어요. 베트남엔 도시 주변에 작은 마을들이 많아요. 각각의 마을에 다른 부족들이 살아서 볼거리도 많고요. 게다가 숙소나 음식은 저렴해서 놀러가기 딱이죠. 스쿠터를 타고 가면 만원 내에서 이틀을 지내다 올 수 있어요.

지구촌 친구들의 수다 연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강나라 기자 jiangnala@cauon.net
통역 고경근 학생(공공인재학부 1)
사진 정소윤 기자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