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도 이번 학기에는 국제면을 맡게 되어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일이 부쩍 많아졌다. 캠퍼스를 지나다가 외국인을 마주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그들과 말을 섞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취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여러 질문들을 던져야 했으므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실컷 물어봐야지’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첫 인터뷰를 나갔다.


처음 만난 학생은 아프리카에서 온 여학생들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한국에 대해 물어봤다. “그 곳 사람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이미지인가요?” 그녀들은 대답했다. “한국은 전쟁 중인 나라, 개고기를 먹는 나라인줄만 알았어요.” 빠른 경제발전을 보인 나라,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게 된 나라 정도의 수식어를 생각했던 기자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내 표정에 당황했는지 그녀들은 수줍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중앙대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학생들이 저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 줘서 감동이었어요.”


다음으로 만난 친구는 남미출신의 학생이었다. 이번엔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며 같은 질문을 던졌다. 찬물을 끼얹듯 돌아오는 말은 비슷했다.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진 않았어요.”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뒷말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중앙대 학생들이 친절하게 대해줘서 내심 다행이었어요.” 역사가 빚어놓은 한국의 인상을 중앙인이 바꾼 것일까. 그들은 중앙대를 통해 한국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한류가 대세라고 하지만 몇몇 선진국을 제외한 국가에게 한국은 그저 불모지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선입견을 바꾸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 친구에게 건네는 아침인사면 충분하다. 부끄러워하지 말자. 이 시작이 여러분의 한국, 여러분의 중앙대를 새로 쓸 수 있을테니.

국제여론부 차장 강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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