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아직도 객관적인 매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신문은 더 이상 단순 정보 전달자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1차 뉴스를 신문이 아닌 포털 사이트이나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접한다. 신문은 그 이해를 돕는 2차 매체다. 신문 독자들은 팩트 그 자체보다 뉴스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분석력을 원한다. 신문의 힘이 팩트 디렉팅(Fact Directing)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중대신문의 학내 보도는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 학과 통폐합은 대학 구성원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들이 얽힌 아주 복잡하고 정치적인 사안이다. 하지만 중대신문은 상황의 나열이나 각 단위의 입장차를 전하는 데 그치고 있다.

  먼저 통폐합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어 아쉽다. 통폐합의 배경, 득실, 기존 및 해외 사례 분석 등에 욕심을 내보면 어떨까. 통폐합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룬 1744호의 보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난다.
솔직함도 부족해 보인다. 서울캠은 안성캠 학생들의 무임승차에 대한 반감이 있을 수 있다. 안성캠은 통폐합 후의 차별 문제가 걱정일 것이다. 중대신문은 ‘소통의 부재’라는 두루뭉술한 키워드로 포장에 급급했다. 기사의 생동감이 떨어져 보이는 이유다.

  각 캠퍼스 학생들의 취중 익명 대담 인터뷰를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외국 학생들은 양측 입장차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학벌이 존재하는 국가와 아닌 국가 학생들의 의견차도 재밌을 것이다).
중대신문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학내 문제를 바라보는 제3의 시각을 과감히 제시해보자. 욕 먹는 만큼 애 독자들도 늘지 않을까.

유근형 동문(정치외교학과 0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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