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그 모습을 바꾼다. 과거, 수많은 설화의 각편이나 고소설의 이본이 이야기의 이러한 특성을 방증했다면, 리메이크나 OSMU(One-Source Multi Use)는 이야기의 변이 양상과 변모 과정을 드러내는 오늘날의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반복되는 이야기가 지겨울 법도 한데, 여전히 향유층은 하나의 이야기 A를 변이, 재창작한 또
바야흐로 축제의 시즌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크게 하나된다’는 의미로 대동제라 불리기도 했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기도 했지만, 민주주의를 원했다는 이유로 제 나라 군대에 의해 처참히 죽임을 당해야 했던 빛고을 광주의 달이기도 했다. 사랑과 낭만을 모르지 않았으나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더 컸다. 또한 문화를 수동적 ‘소비’의 대상이 아닌 주체적
어느 날 오후였습니다. 농구장 앞을 지나는 데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가 다가오더니 ‘혹시 금교은 교수님 아니세요?’하며 말을 걸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옛날 옛적에 공대에서 나에게 배웠다며, 홈커밍데이라서 왔다더군요. ‘누구누구도 온다네요’하면서 이름을 말하는 데 정작 말하는 당사자의 옛 모습은 떠오르지가 않고 그 학번의 다른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 40년간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면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거듭하게 된 것도 GDP의 높은 경제성장률 덕분이라 설명할 수 있다. 그 성장률이 과거 약 10%에서부터 7%, 5%로 점점 낮아져 지난해에는 2% 성장을 했다. 최근 경제성장이 1% 하락하는데 약 8만 명의 고용이 감소한다는 미디어 자료가 발표됐다
언어는 타인과의 관계를 가능하게 하고 지속시키는 매개체다. 우리는 언어에 기반한 생활을 통해 한 사회 내에 속한 구성원들과 감정, 생각, 느낌 등을 교감할 수 있다. 따라서 언어습관을 바르게 세우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행하는 잘못된 언어 표현으로 인해 상대방의 오해를 사는 경우
얼마 전 나는 ‘천국에서 온 편지’를 받았다. 천국에 있는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보낸 편지를 단숨에 읽던 중 나는, 한 문장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이 말로 인해 내 기억의 회로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어린 시절의 꿈을 기억하고, 그 꿈이 이루어졌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어린 시절로 되
중앙대에서 강의를 한 지 어언 10년이 넘어간다. 간호사 국가시험 중 보건의료관계법규 만점자들과 학교병원 지하의 일식집에서 모임을 갖게 됐다. 4학년이다 보니 자연스레 미래의 꿈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됐고, 한 친구가 “교수님께서는 꿈이 무엇이에요?”라고 나에게 물었다. 나의 꿈! 어릴 적 나의 기억 한편에는 항상 이런 장면이 떠오른다. 친구들을 모아놓고,
“아빠, 울어?”“어? 응 ~ 아니 저 대사가 좋아서.” 얼마 전에 가족들과 같이 란 영화를 봤습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만든다는 코믹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제가 눈물을 흘리자 제 둘째 녀석이 묻더군요, 아빠 왜 또 우냐고. 저는 눈물을 잘 흘립니다. 운전하다 차창으로 보이는 햇살이 너무 고와서 눈물을
나그네를 침대에 결박한 후 침대길이에 맞춰 고통 속에 죽게 만들었다는 프로테스크신화는, 오늘날 대학 강의실에까지 ‘경쟁의 잣대’만을 들이대는 신자유주의적 풍경을 소묘하는 적절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대학사회의 음울한 단면은 대학 서열화 공식에서 절대화된다. 올킬을 외치며 속도경쟁으로 치닫는 수강신청, 콩나물시루 같은 강의실, 학점루팡이 휩쓸고
하루에도 몇 번씩 창의성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오늘날 창의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창의성이란 무엇일까요. 창의성을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틀에 박힌 것, 식상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 특별한 것, 나만의 것을 찾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것 등을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건축을 하고 가르칩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건축에서도
작년 대통령 선거는 그야말로 세대대결 양상을 보였다. 당초 선거 전문가들이 예측하기로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후보가 유리할 것이라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투표율은 높았지만 5060세대 이상의 몰표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권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이 결과는 예측과 달라 많은 사회과학자들에게 충격적인 결과였다. 물론 세대투표 경향은 한국에서
“박 대통령은 2004년 미니홈피에 ‘방울이가 죽은 후 마음이 아파 강아지 키우기가 겁난다’고 적기도 했다. 삼성동 자택에서도 한때 동생 지만 씨가 선물한 진돗개 ‘봉달이’와 ‘봉숙이’를 키웠으나 봉달이·봉숙이마저 죽자 개를 기르지 않고 있다.” 2013년 2월 26일자, 중앙일보 4면 기사다. 청와대로 들어가는 박 대통령에게 마을 사람들이 강아지를 선물했
‘레미제라블’, 우리에게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더 많이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소설. 최근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형식의 영화가 크게 흥행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되었다. ‘레미제라블’에서는 ‘장발장’과 ‘자베르’라는 두 인물의 갈등이 나타난다. 두 인물에 대해 독자인 우리는 보통 장발장은 선한 인물, 자베르는 악한 인물의 공식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