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기자는 교환학생으로서 미국 대학교에 다녔습니다. 소중한 인연들도 만났고 즐거운 여행도 했지만 학생으로 생활한 만큼 한국과 사뭇 다른 수업 방식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많아봐야 스무 명뿐인 강의실에 교수님보다 학생들이 더 말을 많이 하는 진귀한 풍경까지. 말로만 듣던 미국식 수업을 직접 들어보니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었죠.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평가 방식입니다. 미국 대학은 대부분 절대평가 방식을 취합니다. 기자가 다녔던 학교도 마찬가지였죠. 다른 학생 점수와 상관없이 본인이 90~100점을 받았으면 A, 80
“이렇게 나쁜 글을 쓰면 어떡해. 예쁜 글만 써야지.” 교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책상 위에 놓인 지역신문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렸다. ‘식당은 좁고 시간에 쫓겨…급식 너무 불편.’ 책상 앞에 공손히 서서 내가 쓴 ‘나쁜 글’의 제목을 눈으로 좇았다. 무서웠다. 교장의 손가락이, 교장실을 나가면 머리 위로 떨어질 선생님들의 눈총이 무서웠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할 수 없어 ‘죄송합니다’만 반복했다. 얼마 뒤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내쫓기
전(前) 보도부 현(現) 문화부 기자입니다. 기자는 얼마 전 부서를 옮겼죠. 신문사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대학보도부에서 어쩌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문화부로 이동했습니다. 문화부의 핵심은 바로 전달력입니다. 독자에게 문화와 예술 전반을 알려주고 이해를 돕는 것이 필요하죠. 한눈에 봐도 어려워 보이는 미술 작품, 처음 보는 미술 기법, 작품에 얽힌 복잡한 시대 배경을 풀어서 설명해 독자가 기사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죠. 문화부 기자로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문화부 기사를 준비하면서 기자는 많은
이번학기 기자는 좌담회 코너인 ‘앙잘앙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앙잘앙잘’은 작은 소리로 원망스럽게 종알종알 군소리를 자꾸 내는 모양을 뜻하죠. 앙잘앙잘이란 뜻처럼 매주 패널 3명과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기자는 사회자로서 좌담회를 진행합니다. 그동안 ‘노멀크러시’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주제로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매주 기자는 패널 간 성향이 상반돼 좌담회 도중 마찰이 생기면 어쩌지
안녕하세요, 중대신문 사진팀장입니다. 사진팀장으로서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취재하죠. 때로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계속 취재를 할 때도 있습니다. 많은 현장을 다니느라 힘들 때도 있지만 취재 중 현장의 사소한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한시도 셔터 누르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3시간 동안 취재했던 내용이 기사에서는 그저 한 줄의 서술로 끝나기도, 때로는 한 줄도 실리지 않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기사로 옮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지면이
얼른 취재하러 가야 하는데…. 강의시간은 10분 전에 끝났지만 이런 내 애타는 마음도 모르고 오늘도 교수님은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신다. 토목과는 오늘도 흑흑하고 운다. 흑흑. … 앗! 드디어 끝났다. 당장 취재하러 가야지! 짐을 싸고 잽싸게 강의실을 나서는 그때! “경환! 이따가 채용설명회 갈 거지? 같이 가자.” 헉! 맞다. 00기업 채용설명회가 오늘이었지? 아. 꼭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미안. 나 취재하러 가야 해서. 중요한 일이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10대가 끝나고 대학에 입학한 지도 어느새 1년. 과잠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캠퍼스를 누비는 새내기를 보면 새삼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스무 살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나는 많이 달라졌다. 화장은 짙어졌고, 때때로 술로 지새우는 밤도 생겼다. 그러나 변한 것은 겉모습뿐이었을까. 이젠 적응할 때도 된 것 같은데, 무슨 이유에선지 나는 여전히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듯하다. ‘최고’를 꿈꿔왔던 나에게 스무 살은 ‘보통’의 삶조차도 쉽지
바야흐로 봄이다. 따뜻한 봄날에 들뜨기 마련이지만 마냥 봄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평생의 상처를 말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묻어두던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먹먹하다. 중앙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동안 가려졌던 일이 하나둘 터져 나왔고 기자가 취재한 내용도 그중 하나였다. 안성캠 ‘카우몰’을 운영하는 점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이 최근 에브리타임 게시판을 다시 뜨겁게 달궜다. 지난해 5월 안성캠 생활관 괴한 침입 사건 당시 카우몰 점장은 해당 사건을 희화화하는 글을 올려 많은 학생의 공분을 불렀다. 이
‘#그런데최순실은’ 지난 2016년 10월 SBS 김형민 PD는 당시 여당이 ‘최순실 가리기’를 하고 있다며 ‘최순실 의혹’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이 해시태그를 달자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많은 SNS 사용자가 ‘#그런데최순실은’을 덧붙이며 진상규명을 촉구했죠. 이처럼 자신의 의미나 취향,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드러내는 행위를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고 합니다. 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
참담한 마음이다. 도대체 어느 집단까지 성폭력이 만연한지, 어떻게 해야 이를 바꿀 수 있는지 하는 절망과 허탈함에서 오는 감정인가보다. 최근 미투운동 뉴스를 접하고 난 심정이다. 미투운동은 성범죄를 당한 여성이 사실을 고백하면서 심각성을 알리는 SNS 캠페인이다. 시작은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였다. 미투운동은 미국에서 문화계뿐만 아니라 정치계까지 확장되며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월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미투운동의 바람이 불었다. 이후 이윤택 연출가 등 문화계 인사를 향한 미투운동이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