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로섬 게임(Non-zero sum game)은 한쪽의 이익과 다른 쪽의 손실을 합했을 때 제로(0)가 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제로섬 게임(Zero-sum game)과 대비되는 단어죠. 현실엔 손해와 이익을 더해 0이 되기보단 (+)나 (-)가 되는 상황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번 학기 여론부에 몸담으며 되짚었던 논제로섬 게임의 의미를 독자분들과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기사는 인터뷰이의 멘트와 정제된 문장으로 완성됩니다. 이때 인터뷰이의 멘트는 기사의 출발점, 정제된 문장은 기사의 도착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5월 30일 문화방송(MBC) 본사 뉴스룸에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에 제출한 개인정보가 MBC 기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MBC 본사에 찾아왔다. MBC에 찾아오기 이전, 경찰은 해당 기자의 자택, 차량, 국회 사무처를 동시 압수수색했다. 개인의 의혹에 대해 피의자의 소지품과 자택을 수색하는 것은 근거가 있지만, 그가 속한 언론사를 압수수색 하고자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공영방송에 대한 전방위 감사, 같
지난 5월 31일, 서울특별시(서울시)가 보낸 오전 6시 32분의 경보 소리는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무작정 대피하라는 위급재난문자(경계경보 문자)에 시민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길거리에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9분이 지난 오전 6시 41분, 이번에는 행정안전부에서 또 다른 재난 문자를 보냈다. 경계경보는 오발령이라는 내용이었다. 어떠한 정보도 없는 두 개의 재난 문자는 시민들을 원인 모를 두려움에 빠뜨렸다. 서울시의 경계경보 문자는 기본적인 ‘육하원칙’도 포함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
게임에 환경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있다. 환경, 즉 공간은 저마다 고유한 설정을 구성하여 이 세계를 탐색하는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을 촉발한다. 플레이어인 우리는 실제 물리적 세계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데, 이 결정은 게임의 엔딩 혹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현실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플레이어의 선택 역시 같은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운전하는 메인 임무, 지나가는 강아지를 쓰다듬는 인카운터, 상점에서 누군가와 만나는 이벤트가 눈앞에서 동시에 일
사람들은 늘 창가를 좋아하는 것 같다. 분위기 좋은 카페나 식당에 가면 항상 창가 자리는 이미 만석이다. 내가 지금 있는 공간 외에도, 무의식적으로 ‘관찰 본능’에 의해 주변을 더 살피고 싶은 것일지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창문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관찰하곤 한다. 중대신문 제2041호를 보고, 지난 한 주간 학교의 가장 큰 이슈였던 축제를 다시금 떠올렸다. 다양한 부스와 먹거리들을 즐기기도 했지만, 여건상 대기가 어려워 본무대를 즐기지 못하기도 했다. 모든 프로그램을 즐기지 못한 나의 아쉬움을 대변이라도 하
2022년 1월 1일 20살, 고등학교 내내 꿈꿔오던 순간이었다. 친구들끼리 해외여행 가기, 밤새워서 술 마시기, 대학교 MT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진하게 사랑하기, 연극부에서 배우로 무대에 서 보기 등등…. 그 어떤 것도 20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다 가능할 것 같았다. 이렇게 낭만이 한가득했던, 청춘에 대한 온갖 환상으로 가득 찼던 나의 20살의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사실 20살이 되자마자 나의 인생이 한순간에 변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지, 오히려 무료함의 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학 입학을 기다리면서 내가
한동안 시간을 거스르거나 앞지르는 방식으로 서사의 흐름을 만드는 타임슬립(Time Slip)물이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이 갑자기 외계인을 만나 새로운 능력을 갖추거나, 과거로 되돌아가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다. 최근의 이런 유행은 뒷맛이 쓰다. 타임슬립과 같은 판타지의 유행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도저히 해결 불가능한 현실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대학생 시절로 돌아갈래?”라고 묻는다면, 나는 “절대로,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20대는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환경 정책의 결과로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인 에너지 기업들이 쇠퇴하기 시작하자, 일부 노동 운동가들은 기업과 한편이 돼 산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전환을 적극 환영하는 환경 운동가들과 일자리를 지키려는 관련 노동 운동가들의 대립은 당연한 일 같았다.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은 대의를 위한 필요악처럼 여겨졌다. 이때 미국 노동 운동가 토니 마조치가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해고나 임금 삭
미국의 사회비평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쇼핑몰, 오피스텔, 문화 아크로폴리스 등 오늘날의 고급 공공공간은 하층민 ‘이방인(Other)’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고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 보통은 환경이 인종 차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의식하지 않지만, 가난한 라틴계 가족, 젊은 흑인 남성 또는 나이 든 노숙자 백인 여성들이 그 의미를 즉시 알아차린다." 우리 사회의 경고 메세지는 이보다 더 명확하다. ‘8세 미만 어린이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 &l
지난 24일, 당정이 ‘일부 심야 시간대 옥외집회 금지’를 법제화하겠다고 나섰다. 여당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시간까지 제시했다. 법 개정 추진의 배경으로는 1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1박 2일 총파업 결의대회가 거론됐다. 하지만 해가 진 후부터 해뜨기 전까지 옥외집회와 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이미 두 차례 헌법재판소(헌재)의 의해 헌법 불합치와 한정위헌
민족·국가·인종 등에 상관없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인정되는 보편적인 권리 또는 지위. 인권의 정의다. 인권은 방대한 범위를 포괄하는 단어다. 학생 인권도 다르지 않다. 성별부터 인종까지 무수히 많은 갈래의 특성을 지닌 이들을 포괄하는 것이 ‘학생 인권’이다. 현재 서울캠 총학생회 아래에서 약 1만8천명에 달하는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은 학생인권위원회(학인위)가 홀로 담당한다. 성평등위원회와 장애인권위원회 등이 해왔던 인권 보호를 위한 활동 모두 그들의 몫이다. 학내에는 성소수자,
언론은 시민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눈과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귀가 되어야 한다.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대신 경험하여 알려주고, 보이지 않는 사실을 찾아 나서며 약자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입이 되어야 한다. 중대신문에는 독자들이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들,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예술, 듣지 못했던 새로운 소식들과 관련한 기사가 올라온다. 때론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우리의 입이 되기도 한다. 독자들에겐 체험의 확장을 넘어 내 목소리를 대신해 주는 입까지 돼주는 셈이다. 중대신문 제2040호에는 ‘우리는 열일하는 老동자&rs
필자는 저널리즘 관련 강의를 하지만 언론에 대해 많이 지쳐있었다. 좋은 뉴스를 선택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중대신문은 언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사회면의 ‘청년(聽.)’ 코너는 중대신문에서 그리 긴 역사를 갖고 있진 않지만 지금의 청년들이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마약, 청년기 빈부격차와 불평등, 정신 건강, 정치, 노동 등 지금 이 시대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심층 기획 보도를 통해 전개해나가고 있다. 사회적 활동
어느덧 인문학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치를 떨던 내가 전공을 중국어문학으로 결정한 것은 오로지 상경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울살이의 기쁨도 잠시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교내 단체생활,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만연한 특정 단대 무시 등은 소속감을 느끼기도 전, 상실감부터 경험하기에 충분했다. 5월 15일 게재된 중대신문 제2039호의 ‘기초학문 바라보는 중앙대 구성원의 생각은’ 기사는 인문대 소속인 나에게 유독 인상적이었다.
연구실에 읽지 않은 책들과 쓰지 않는 펜들이 가득하다. 잘 읽고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의 잔해들이다. 책과 펜을 소유하는 일로 잘 읽고 잘 쓰는 일을 대신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모으고 채우기보다는 버리고 비워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지금은 모두 잃었지만, 아끼고 사랑한 책과 펜이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끼고 사랑한 책들과 펜들이다. 부친이 국민학교 4학년 때 사주신 50권짜리 계몽사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과 이모가 중학교 입학 선물로 사주신 ‘파카 45 만년필’과 ‘파카 조터 볼펜 샤프 세트&rs
‘사실 보도라는 저널리즘의 본질과, ‘할 말은 한다’는 정론직필의 정신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조선일보사의 소개말이다. 조선일보는 사실 보도라는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켰을까. 지난 17일 조선일보는 기사를 통해 양희동 건설노조원이 분신할 때 건설노조 간부가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기사는 독자 제보로 확보했다는 CCTV 화면과 익명의 목격자 진술에 근거해 작성됐다. 이 기사에는 분신 사건을 조사한 경찰의 인터뷰가 담겨있지 않으며 조선일보가 경찰에 취재를 요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022년 2학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중앙감사위원회(중감위)가 폐지되고 올해 중앙감사회의가 출범했다. 3월 6일 첫 회의도 진행됐다. 다만 중앙감사회의가 새로운 회계 가이드라인을 통해 회의의 의미를 실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중감위가 폐지될 당시 서울캠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감사회의의 주목적이 감사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회칙상 중감위와 중앙감사회의의 목적은 회비 사용의 신뢰 증진과 투명한 회비 집행으로, 동일하다. 제대로 된 감사 없이 신뢰 확보가 가능할까. ‘감사’의 사전적 의미
지난 17일 나는 영화를 좋아하던 한 친구에게 질문을 건넸다. “이번에 디즈니 영화로 인어공주 개봉하잖아. 보러 갈 거야?” 영화 를 향한 논란과 우려가 컸기에 영화에 애정을 가진 이에겐 그 작품이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해서였다. 친구는 나의 물음에 보러 갈 것이라 답했다. 그리고 대답을 이어갔다. “그 작품을 비판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잘못된 관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캐스팅에 불만이 있다면 캐스팅을 한 관계자를 비판하는 것이 옳잖아.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그 배우를 향해 인신공격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