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이 터진 지 160일 째다. 달수로는 5개월이 넘었다. 사람들은 이제 세월호에 대한 언급과 논란을 ‘피로하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광화문에서 딸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요구하는 중년의 사내를 보며 ‘산 사람은 살아야지’하고 혀를 끌끌 차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메인기사로 더 이상 세월호 기사가 뜨지 않기를 원한다. 승객들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이
화쟁和諍, 언어로 인한 당사자 논쟁을 조화롭게 이끌어 낸다는 뜻이다. 원효대사가 1천 5백년전 도래한 불교의 다양한 쟁점을 부각시키고 이를 화해로운 마무리로 도출해 가는 과정을 이르는 말이다. 때로는 원효 자신이 당나라로 유학을 가 배우고자 했던 현장법사의 법상종 논리를 격파하면서까지, 쟁점을 부각시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알아가면서 말이다. 과연 원
초등학교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발명교실에서 발명의 열 가지 기법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 기법들을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합니다. 바로 ‘더하기 발명’이라는 기법이죠. 물론 가장 기본적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제가 이 기법을 일상에서도 자주 떠올리기 때문일 겁니다. 함께 있으면 더 좋은 효과가 나
지난 12일 문예창작전공 학생회가 전임교원 충원을 요청하고자 서울캠퍼스에서 기자회견 및 교무처장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에서 교무처장은 학문단위 구조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은 현재로선 확약하기는 어려운 듯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마저도 구조개편으로 “변동사항이 생기면 그때 논의하자”는 단서가 붙었다. 구조개편을 앞두고 속 시원히 전임교원 충원을 약속할
2015학년도 대학원 구조개편에 따라 의약식품대학원 폐원이 결정됐다. 대학본부는 지난 6월 말 대학원에 대대적인 구조개편을 예고했고 지난달 26일 의약식품대학원의 폐원 결정을 해당 대학원에 전달했다. 지난달 29일 대학본부는 학칙 개정안을 통해 의학식품대학원이 폐원됐음을 공표했다. 하지만 이번 의약식품대학원의 폐원 과정에서 대학본부와 원우들의 의사소통은 원
중앙대에서 해부학강의를 시작한지는 35여 년이 지났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운 강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사람맨눈해부학’은 우리 몸의 부분 강의 보다는 우리 몸의 전체적이고 일반적 구조 및 이해를 요구하는 강의라 제한된 강의 시간에 맞추기도 상당히 어려웠다. 또한 우리 몸의 실제구조는 열두계통이 서로 섞인 입체구조학이고,
최근 SNS에서 기괴한 장면을 보았다. 지난달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에 처참하게 죽은 한 아이의 시신을 찍은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사진에는 전 세계에서 보낸 수십만의 ‘좋아요’가 찍혀있었다. 단지 ‘싫어요’ 혹은 ‘슬퍼서다. 자극적일 정도로 슬픈 스크린 속 광경들은 그저 나를 멍하게 만든다. 하지만 몇 초 뒤에 금방 뜨는 ‘맨 위로’ 버튼을 누르면서
이 시대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2011년 3월부터 2014년 6월까지 학부 학생들 면담 결과, 졸업 후 무엇을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더구나 목표 자체가 없는 경우 심리적 불안과 고통도 겪고 있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 구체적인 준비도 못해 답답해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목표를 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정보의 부족이다
새 학기가 밝았다. 방학 동안 텅 비어있던 캠퍼스엔 사람들이 바글바글 넘쳐난다. 하지만 방학 때도 사람들로 붐빈 곳이 있었다. 바로 중대신문 편집국이다. 살짝 열린 편집국 문틈으로 세미나와 2학기 발간을 위해 일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뜨거운 여름에 그들이 흘렸던 땀과 2학기 내내 분주할 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말을 먼저 전하고 싶다. 개강호
국제화 열풍이 바람을 넘어 흐름이 된 지 오래다. 대학가가 국제화 지수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 중앙대 역시 국제화 지수 끌어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적 역시 양호하다. 2013년에 발표된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중앙대는 국제화 부분 8위를 기록(서울캠퍼스 기준)했다. 중앙대의 국제화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세부지표순위 변동만 봐도 확연하다. 2
공연영상창작학부 문예창작전공의 전임교원 수가 현저히 적은 상황에서 지난달 26일과 28일 문예창작전공 학생회는 중앙인 게시판을 통해 입장을 내비쳤다. 문예창작전공은 2008년 이래 전임교원 수가 점차 줄어 내년엔 2명의 교수만 남게 된다. 문예창작전공 학생회는 200명이 넘는 재학생들을 단 두 명의 교수가 관리하는 것은 역부족이며 학과 커리큘럼 또한 제대로
‘귀가 얇다’는 말의 의미를 다들 아실 테지요. 남의 말을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관용적으로 나타낸 표현입니다. 사람들은 귀가 얇다는 소리를 들으면 왠지 기분이 상쾌하지 않습니다. 줏대 없이 흔들리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것 같으니까요. 기자도 지인들에게 귀가 얇다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머릿속에 갖고 있던 생각이 있다가도 더 좋은 의견이 있다 싶으면 다시
새 학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첫 주에는 뭘 하지? 나머지 15개 주와는 다른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출석부를 보고, 어떤 학생들이 내 강의를 신청했는지를 살펴본다. 학생의 수, 전공 및 학년의 다양성 등을 한 번 검토하고, 첫 강의에서 얘기해 줄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첫 주의 강의는 대체로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명목으로 구성하는데, 이 강의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은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만큼은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는다. 언론, 종교, 교육 등에 대해서는 그 압력이 더욱 강하다. 이를테면 비판적인 언론에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거나(이는 기성언론보다 대학언론에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종교계나 교육계의 정치적 행동에 대해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이다. 마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작년 2학기 시작 바로 전, 흑석동 캠퍼스 내 어느 화단에서 목 부위에 부상이 심한 어린 고양이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그 날은 고양이를 구조할 수 있는 아무런 준비가 없어서 구조를 못 하고, 그 다음 날부터 3일 정도 구조준비를 하고 몇 시간씩 기다렸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구조를 포기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가 없어서 마지막 날 화단 옆 건물의 관리
국내 대학신문의 위상과 정체성이 과거와 달리 위기인 상황인 것은 분명한 듯하다. 이는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으로 신문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미디어 환경과도 연관성을 지닌다고 보여진다. 대학신문의 위기 상황에서 ‘중대신문’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교내 구성원들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현재 대학신문의 위기를 재정적 문
“아니, 벌써 개강이라니.” 방학 동안 늘어질 대로 늘어진 대학생의 생활 패턴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팽이의 모습 같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개강, 그 부름에 다시 학교라는 굴레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학생신분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방학이 이렇게 끝나고 만 것이죠. 기자는 중대신문 발간을 준비하면서 방학 동안 빼곡한 스케줄로 열차게 하루를 돌렸
중앙대가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4개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서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LINC사업, 고교교육 정상화사업, ACE사업, CK-II사업에서 최대 43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다. 이로써 입학, 교육, 취업분야에 재정적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학기 각 사업에 발탁되기 위해 많은 학과와 학내 부서들이 열을 올린 끝에 거둔 좋은 성과
연구 실적이 부진해 5년간 C등급을 받아온 교수 4명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교수의 업적 평가를 평가급 산정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파장이 일던 대학 사회에서 업적 평가를 징계 근거로 삼은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테뉴어 심사에 통과하면 65세까지 지위를 보장받던 교수 사회는 중앙대의 행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문 편수’라는 정량
언제나 첫 경험은 설레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 경험했던 일들은 언제나 설렘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아니지만 처음 조별과제를 했을 때도 설레었었다. 지난 4일 잠에서 깨자마자 선거를 하기 위해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오후로 예정된 학과 소모임 소풍에 가기 위해서 아침 일찍 투표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등재번호를 확인하고 주민등록증을 챙겨서 떨리는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