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찻길을 깐 다음 마차가 다니게 해야 해!’ 또는 ‘마차가 다니면 길이 생길 거야!’라고 말하는 외침 중에서 실제로 마차에 대해 깊이 고찰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길이 없으면 마차가 제멋대로 나아가 승객들을 다치게 하거나, 또는 마차가 다니는데도 길이 안 생긴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사람이 존재는 할까? 도다연 기자가 중대신문에 기재한 ‘이주노동자, 이제는 마주해야 한다’라는 기사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종사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를 우리가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인간은 살아온 환경, 겪은 경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수많은 타인을 만나게 되죠. 따라서 우리가 다양한 생각을 마주하는 건 필연적인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당연히 그 다양한 생각에는 내 의견과 반대되는 생각도 존재할 것입니다. 기자의 칼럼은 그런 생각의 다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자는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친구들과 정치·철학·역사 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습니다. 토론은 발언 제한 시간도 없고
하늘은 고개를 치켜들고 이유 모를 부끄러움에서인지 나뭇잎이 얼굴을 붉혀가는 계절, 가을입니다. 사계절 모두 저마다의 정취를 자랑하지만 가을하늘에 오감을 내놓고 있자면 어느 계절보다 깊은 시정(詩情)에 잠겨 들곤 하는데요. 가을의 공기가 그만큼 특별한 무언가를 담고 있어선지, 눈을 가린 채 계절의 향기만 맡고도 가을만큼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종종 합니다. 대자연 앞에선 그저 방만한 상상으로 들릴까요. 조소만 날리신다면 살짝 서운합니다. 가을에 피어나는 작은 꽃나무 한 그루만 있다면, 가을의 도착을 알아차리는 건 그리
1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중 8강전을 앞두고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에서 중국팀의 클릭 응원 비율이 약 91%에 달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클릭 응원 약 3130만 건을 긴급 분석한 결과, 해외 VPN 우회접속과 매크로로 대량 생산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여당은 해당 사건의 배후로 여론조작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3일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우리나라 포털에 대한 중국 세력의 개입이 드러났다”며 “중국 IP를
지난 2월 법원은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동성 커플)을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인정했다. 한 일반인 동성 커플이 ‘동성 배우자에 대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달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 행정1-3부가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동성 커플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사법부가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였다.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에 실금을 가한 건 사법부뿐이 아니다. 시민사회 역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있다. 2
시험기간이면 목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밤샘 공부, 엎드려자는 쪽잠 등 때문이다. 특히 시험직전에는 벼락치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래 앉아있다보면 자연스레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목을 거북이처럼 앞으로 빼거나 고개를 푹 숙이게 되는 자세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고개를 15도만 기울여도 경추(목뼈)에 약 12kg의 강한 하중이 가해진다는 점이다. 이에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하며 머리의 무게를 안정적으로 분산시키는 C자 모양의 경추가 점점 ‘일(一)자목’이 될 수 있다. 일자목은 간단하게 자가진단이
강한 햇살이 내리쬐던 여름을 지나 맞이한 가을은 우리를 더 분주하게 한다. 독서의 계절, 배움의 계절, 결실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은 시작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그래서일까, 중대신문 제2048호 속에서도 학생들의 바쁜 발걸음이 느껴진다. 서울캠 가을문화제 ‘Magic Hour’, 창업경진대회, 스포츠 대회, 단편영화 제작 등 학생들이 주체가 돼 기획 및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교내외 곳곳에서 펼쳐졌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가을 축제 속 ‘동아리 무대’였다. 개개인의 선호와 취
지난 8월과 9월 스위스 제네바 인근 에흐망쓰(Hermance)에 있는 브로셰(Brocher) 재단에서 연구를 하고 귀국했다. 브로셰 재단에서 체류하면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기술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민간기구인 브로셰 재단은 브로셰 부부의 유지를 받들어서 생명윤리 중심의 다학제간 연구를 지원한다. 필자는 ‘건강과 질병 개념의 구성적 진실 연구’라는 주제로 연구를 수행 중이며, 완성 후 저술로 출판할 예정이다. 이 재단에서 연구자들은 1달, 2달, 또는 3달 동안 체류하면서 연구 활동을 한다. 국제적십자사 본부
바야흐로 가을이다. 지난 중대신문 제20 48호도 가을을 맞이하는 축제 이야기로 계절을 반기고 있었다. 대학신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젊고 활력이 가득 찬 지면들이었다. 물론 사회, 경제, 정치뿐만 아니라 각종 시사 논평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담고 있었다. ‘미디어 리터러시’ 가 요구되는 시대에 학생들의 메신저인 중대신문의 ‘종이 리터러시’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느껴진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스승은 임윤찬에게 단테의 『신곡』을 읽을 것을 조언했다고 한다. 그는 『신곡』을 1
다리를 다쳤다. 깁스한 다리를 이끌고 학교로 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다 건너기도 전에 빨간 불이 되어버린 횡단보도 신호, 급한 경사로 이루어진 후문 길, 생각보다 많고 가파른 계단. 등굣길이 위협적으로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다. 다리가 나을 때까지는 교통비가 아깝지만, 버스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버스만 타면 학교 가는 길이 편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높은 버스 계단과 사람으로 가득 차서 디딜 수 없는 통로는 인도로 걸어가는 게 낫다고 느낄 정도였다. 다친 다리만 아니었으면 힘들지 않았을 상황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 더 서러웠던
지난해 3월 9일, 국민들은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을 치러야 했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두고 무능·무지·퇴행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의 비호감도는 약 58%로 동률을 이뤘다. 대선 결과 이재명 후보는 패했으나 민주당의 ‘친이재명’ 색채는 오히려 짙어지기 시작했다. 대선 패배 5개월 만에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전 후보는 약 77.77%의 득표율을 올리며 당대표에 취임했고 같은 날 민주
지난달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 부실 운영으로 김현숙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에 대한 논란이 연일 화두였다. 끝내 책임은 규명되지 않은 채 새로운 후보자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명됐다. 새로운 후보자의 등장에도 잡음은 끊이질 않는다. 김 후보자는 2012년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에서 “필리핀처럼 강간을 당해도 출산하는 관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부정하는 해당 발언은 김 후보자의 부족한 여성 인권 의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후보자가 2013년
드디어 중대신문에서의 마지막 칼럼을 씁니다. 길고도 긴 시간이었네요. 마지막 칼럼에선 기자가 중대신문에서 탈주하지 않고 기사를 써 내려갈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기자는 종종 죽음 이후에 대해 생각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무엇이 남는지, 영혼의 무게 21g은 정말로 빠져나가는지, 지평좌표계 고정이 필요한 입증불가한 물체가 돼 버리는 것인지….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기자는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바로 ‘다정함’이 남는다는 결말로 말이죠. 미시세계의 양자역학에선 관
개강하면 학생들은 본가에서 서울로 저마다의 여정을 떠나곤 합니다. 필자는 자취하며 지난 1년을 서울에서 보냈습니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북적북적한 사람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지만, 모순적이게도 필자는 그 북적함과 대비되는 고요한 자취방에서 외로움을 느껴왔습니다. 그렇게 보낸 1년의 시간은 필자의 인생에 온기를 느끼게 해준 소중한 순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15년 가까이 살아온 필자의 ‘집’은 많은 추억이 담긴 존재입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도시인 곳에 있지만, 아직 집 주변은 초록빛의 자
현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자유주의자이자 사상가인 후스(胡適) 선생은 생전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용인(容忍)은 모든 자유의 바탕입니다. 자신과 다른 이를 용인하는 아량이 없다면, 자신과 다른 종교와 신앙이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남들이 우리의 의견을 용인하고 이해해 주었던 것처럼 우리도 타인을 용인하고 이해하는 아량을 길러야 합니다.” 근 40년 이상 중국의 자유를 부르짖었던 후스 선생이 말년에 이르러 ‘용인’을 주장한 것에는 자신의 의견만 강하게
나는 뉴스를 통해 크게 두 가지의 정보를 얻는다. 첫째는 새로운 사건, 둘째는 사건의 뒷이야기(Behind The Scenes)이다. 우리는 ‘세계’ 카테고리에서 전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고, ‘경제’ 카테고리에서 경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외에도 각기 다른 카테고리를 통해 해당 카테고리의 새로운 사건과 사건들의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된다. 그런데 나와 가장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환경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 있는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 그 주위의 이야기 말이다. 학교에서 일어난 커다란 사
건강은 육체로부터 시작하여 정신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육신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끊임없이 육체의 건강을 유지한다고 하는 것은 정신의 건강을 지속해서 돌보고 치유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름답다’는 것은 ‘건강’을 전제로 한다.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 없이 무엇을 수행하고 성취한다는 것이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문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가 한 유명한 말이다. B는 Birth, D는 Death, C는 Choice의 약자로 문장을 풀이한다면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말은 불교의 근본적인 교의인 연기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이 있기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므로 저것이 일어난다.” 이 구절은 일반적으로 모든 존재가 상호의존성을 띄고 있음을 설명하며 이를 통해 인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해가 점점 빨리 도망간다.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훌쩍 넘어갔다. 내가 중대신문에 들어온 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중대신문에서 활동하는 동안 시간은 느리게 가는 것 같으면서도 빠르게 흘러간다. 매주 나오는 신문에 고통스러워하며 언제 한 주가 끝날지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몇 주가 흐른 후다. 밤엔 불이 꺼지지 않고 아침엔 불이 항상 켜져 있다. 중대신문은 무섭기도 이상하기도 한 곳이다. 1학기 때 사진부 정기자로 활동하며 많은 일이 있었다. 지방으로 취재도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축제 취재를 하며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있다. 편하고 빠르게 이동하려면 자가용을 타면 되고, 자가용이 없다면 택시를 타면 된다. 택시를 탈 형편이 안 된다면 무궁화호를 타거나 지하철에서 이리저리 치이면 된다. 그마저도 안 되면 걸어야 한다. ‘역세권’에 위치한 집이 언제나 비싼 까닭이며, 가난한 이들의 아침이 남들보다 유난히 빠른 이유다. 끝에서부터 두 번째 자리에 앉으면 편하게 잘 수 있다. 몸을 뒤로 젖히면 창문틀에 머리를 고정할 수 있어 목에 무리가 덜 간다. 기자는 어린 시절부터 지하철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하철